출퇴근길엔 얌전한 세단, 주말엔 짜릿한 야수... 일상과 서킷을 넘나드는 완벽한 이중생활
전기차 시대의 고요함을 깨고 아우디 RS3가 400마력 5기통 엔진의 우렁찬 포효와 함께 국내 시장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레이싱 스포츠(RennSport)’를 의미하는 ‘RS’ 뱃지는 이 차의 정체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아스팔트 위에서 운전의 희열을 느끼게 해주는 이 녀석은 ‘데일리 스포츠카의 정석’이 무엇인지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다. 시작 가격은 7,720만 원.
아우디 RS3 측정면 (출처=아우디)
심장을 울리는 5기통, 숫자가 증명하는 클래스
더 뉴 아우디 RS3의 심장은 효율성의 시대에 던지는 과감한 출사표와 같다. 바로 2.5리터 5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TFSI) 엔진이다.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50.99kg·m라는 막강한 힘은 7단 S트로닉 변속기와 전설적인 콰트로 사륜구동 시스템을 통해 한 치의 손실도 없이 노면에 전달된다.
아우디 RS3 측면 (출처=아우디)
결과물은 놀랍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3.8초. 웬만한 슈퍼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록이다. 특히 1-2-4-5-3 점화 순서가 만들어내는 독특하고 거친 배기음은 1980년대 랠리 무대를 지배했던 ‘Ur-콰트로’의 영광을 떠올리게 하며 운전자의 심장을 더욱 뜨겁게 만든다.

아우디 RS3 정면 (출처=아우디)
야수의 심장, 그러나 신사적인 매너
이런 괴물 같은 성능 때문에 일상 주행이 불편할 것이라는 편견은 접어둬도 좋다. RS3는 완벽한 이중인격자다. 복합 연비 8.9㎞/l(도심 7.7㎞/l, 고속도로 11.1㎞/l)는 매일 운전해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다.
아우디 RS3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아우디)
여기에 12.3인치 버츄얼 콕핏 플러스와 MMI 내비게이션 플러스, 아우디 스마트폰 인터페이스 같은 첨단 편의 사양이 기본으로 탑재돼 똑똑한 비서 역할까지 해낸다. 평일에는 편안하고 세련된 세단으로, 주말에는 봉인을 해제한 스포츠카로 변신하는 반전 매력이야말로 RS3의 진정한 가치다.
눈으로 먼저 압도하다, RS만의 디자인 언어
RS3는 멈춰 서 있을 때조차 강력한 존재감을 뽐낸다. 낮고 넓게 깔린 차체 위에 자리 잡은 블랙 모던 그릴과 거대한 공기 흡입구는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듯한 인상을 준다. 다이내믹 턴 시그널이 포함된 다크 톤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아우디의 기술력을 상징하며 밤길을 대낮처럼 밝혀준다.
아우디 RS3 측후면 (출처=아우디)
더 뉴 아우디 RS3는 사라져가는 내연기관 시대의 낭만을 간직하면서도, 일상의 실용성까지 놓치지 않은 영리한 모델이다.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과 매일의 편안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은 이들에게 이보다 완벽한 대안은 없어 보인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