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일꾼’의 등장, 호주에서 먼저 공개된 포드의 비장의 무기

최근 기아 타스만 출시 소식으로 뜨거운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포드 레인저 슈퍼 듀티라는 어마어마한 녀석이 등판했다. 이름부터 ‘슈퍼 듀티(Super Duty)’, 즉 초강력 임무를 수행한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단순히 짐을 싣고 달리는 것을 넘어, 진정한 ‘일’을 위해 태어난 이 괴물 픽업트럭의 등장에 아빠들의 심장이 두근거리고 있다.
포드 레인저 슈퍼 듀티 측정면 (출처=포드)
포드 레인저 슈퍼 듀티 측정면 (출처=포드)


클래스가 다른 압도적인 힘, 숫자로 증명하다

레인저 슈퍼 듀티의 심장은 3.0리터 V6 터보 디젤 엔진이다. 최고출력 209마력, 최대토크 61.3kg.m라는 막강한 힘을 뿜어낸다. 이 강력한 힘은 10단 자동변속기와 풀타임 4륜구동 시스템을 거쳐 네 바퀴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여기에 전후방 디퍼렌셜 록까지 기본으로 갖춰 어지간한 험로는 가볍게 비웃으며 탈출할 수 있다.
포드 레인저 슈퍼 듀티 측면 (출처=포드)
포드 레인저 슈퍼 듀티 측면 (출처=포드)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 녀석의 견인 능력은 무려 4,500kg, 즉 4.5톤에 달한다. 웬만한 캠핑 트레일러나 보트는 물론, 소형 굴착기까지 끌고 다닐 수 있는 수준이다. 적재 용량 역시 1,982kg으로, 한 체급 위인 포드 F-150의 턱밑까지 추격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준다.

백지에서 시작하는 무한한 가능성, ‘섀시 캡’의 마법

레인저 슈퍼 듀티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섀시 캡(Chassis Cab)’ 형태로 출고된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적재함이 없는 뼈대만 앙상한 반제품 상태로 차를 받는 것이다. 처음엔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이는 곧 무한한 가능성을 의미한다.

포드 레인저 슈퍼 듀티 실내 (출처=포드)
포드 레인저 슈퍼 듀티 실내 (출처=포드)
구매자는 자신의 필요와 목적에 맞춰 이 빈 공간을 채워 넣을 수 있다. 평평한 트레이를 얹어 농기계를 싣거나, 각종 공구를 수납하는 공구함을 짜 넣을 수도 있다. 오프로드 캠핑을 위한 맞춤형 쉘을 올리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캠핑카가 탄생한다. 포드는 호주의 유명 오프로드 용품사 ARB와 손잡고 농장, 작업, 모험 등 목적에 맞는 패키지를 제공해, 마치 레고처럼 원하는 대로 조립하는 재미까지 선사한다.

포드 레인저 슈퍼 듀티 측정면 (출처=포드)
포드 레인저 슈퍼 듀티 측정면 (출처=포드)

‘라이프스타일’ vs ‘리얼 워크호스’, 타스만이 가야 할 길

레인저 슈퍼 듀티의 등장은 기아 타스만을 기다리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타스만이 도심 주행과 레저 활동을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픽업트럭’을 지향한다면, 슈퍼 듀티는 농장, 건설 현장, 오프로드 탐험 등 극한의 환경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리얼 워크호스’다.
포드 레인저 슈퍼 듀티 상부 (출처=포드)
포드 레인저 슈퍼 듀티 상부 (출처=포드)
물론 레인저 슈퍼 듀티의 국내 출시 계획은 아직 없다. 하지만 이 차의 존재는 국내 픽업트럭 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보여준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차도 좋지만, 때로는 특정 목적에 모든 것을 쏟아부은 전문가용 모델이 시장 전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대한민국 픽업트럭 시장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타스만과 같은 대중적인 모델과 함께 슈퍼 듀티처럼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전문가용 트럭 라인업의 확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