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비 20km/L를 상회하는 압도적인 효율과 프리미엄 세단 못지않은 상품성, 중고차 시장에서 가치를 입증한 K8 하이브리드.

“아빠들만 사는 차 아니었어?”…‘이 세단’ 중고차 시장서 난리 난 이유

‘대형 세단은 유지비가 많이 든다’는 해묵은 공식이 깨지고 있다. 유류비 걱정을 덜어주는 압도적인 연비와 제네시스가 부럽지 않은 상품성으로 무장한 기아 K8 하이브리드가 중고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특히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대형 세단 시장의 편견을 깨고 30대 젊은 층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기아 K8 하이브리드 측정면 (출처=기아)
기아 K8 하이브리드 측정면 (출처=기아)

제네시스가 부럽지 않은 ‘상품성’, 연비는 ‘덤’

초기형 K8 하이브리드는 국산 대형 세단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꾼 모델로 평가받는다. 5미터가 넘는 당당한 차체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물론, 실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해 일부에서는 제네시스 G80보다 거주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여기에 상위 모델인 그랜저에도 없는 3존 공조 시스템 등 풍부한 편의 사양은 K8의 상품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기아 K8 하이브리드 실내 (출처=기아)
기아 K8 하이브리드 실내 (출처=기아)
무엇보다 K8 하이브리드의 진가는 ‘효율성’에 있다. 공인 복합연비는 18.0km/L지만, 실제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조금만 신경 쓰면 20~22km/L의 실연비를 기록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후기가 지배적이다. 고유가 시대에 대형 세단의 품격과 경제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왔다.

기아 K8 하이브리드 (출처=기아)
기아 K8 하이브리드 (출처=기아)

2천만 원 초반이면 ‘내 차’, 합리적인 가격대 형성

신차 시장에서의 높은 인기는 중고차 시장에서의 탄탄한 시세로 이어졌다. 현대차의 중고차 정보 포털 ‘하이랩’에 따르면, 주행거리 3만 km대의 무사고 차량은 평균 2,800만 원대에서 4,4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기아 K8 하이브리드 측면 (출처=기아)
기아 K8 하이브리드 측면 (출처=기아)
하지만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이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구간은 따로 있다. 무상 보증 기간이 지난 주행거리 10만 km대의 차량은 평균 시세가 2,300만 원대까지 내려오며, 15만 km 이상 주행한 차량은 2,100만 원대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2천만 원 초중반의 예산으로 프리미엄급 하이브리드 세단을 소유할 수 있다는 사실은 K8 중고차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아빠차’는 옛말…30대가 가장 많이 찾는다

놀라운 점은 구매 연령층의 변화다. 대형 세단의 특성상 40~60대 중장년층이 주 고객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데이터를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가장 높은 구매율을 보인 연령대는 ‘30대’였다. 남성 구매자 중 30대가 107건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여성 구매자 역시 30대가 26건으로 2위를 기록, 사실상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기아 K8 하이브리드 실내 (출처=기아)
기아 K8 하이브리드 실내 (출처=기아)
이는 30대가 차량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여러 요소를 K8 하이브리드가 완벽하게 충족시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혼과 출산 등으로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면서도, 사회적으로는 과시적인 소비보다 합리성을 중시하는 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한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K8 하이브리드는 입고되면 오래 머물지 않는 인기 매물”이라며, “과거 중장년층의 상징 같던 대형 세단이 이제는 ‘젊은 아빠’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30대의 ‘스마트한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