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민차’였던 중형 세단은 옛말, 도로 위 주인공은 이제 SUV 시대
캠핑, 육아 등 라이프스타일 변화는 물론 기술 발전이 가져온 SUV 전성시대의 모든 것
아이오닉 9 실내 / 현대자동차
불과 10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 도로 위의 주인공은 단연 중형 세단이었다. 하지만 지금 도로 풍경은 완전히 바뀌었다. 경차부터 대형차, 내연기관부터 전기차까지 거의 모든 차급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대세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기술의 발전과 소비자의 심리,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했음을 의미한다. 이제 SUV를 타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닌, 가장 보편적인 선택지로 여겨지고 있다.
SUV는 무겁고 연비 나쁘다는 편견
렉스턴 / KGM
과거 SUV는 ‘무겁고, 둔하고, 연비가 나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는 완전히 옛말이 됐다. 최근 출시되는 SUV들은 세단 못지않은 안락함과 뛰어난 연비, 첨단 안전성까지 모두 갖췄다.
차체와 프레임이 하나로 된 모노코크 바디 구조가 보편화되면서 승차감은 세단처럼 부드러워졌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등 전동화 기술이 적극적으로 도입되며 효율성 문제도 해결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같은 안전 기술 역시 이제는 SUV에서 기본 사양으로 통한다. 기술력으로 무장한 SUV는 더 이상 무언가를 포기하고 타는 차가 아니다.
캠핑과 육아엔 SUV 말고 답이 없다
EV9 / 기아
주말이면 캠핑이나 차박을 떠나고, 골프를 즐기는 등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이 확산하면서 SUV의 가치는 더욱 빛나고 있다. 넉넉한 트렁크 공간과 자유롭게 접을 수 있는 2열, 3열 좌석은 세단이 결코 따라올 수 없는 SUV만의 강력한 장점이다.
특히 30~40대 부모 세대에게 SUV는 ‘패밀리카의 정석’으로 통한다. 부피가 큰 유아용 카시트를 설치하거나 많은 짐을 싣기에 압도적으로 편리하기 때문이다. SUV는 이제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가족의 ‘움직이는 생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높은 시야가 주는 심리적 안정감
쏘렌토 / 기아
SUV의 매력은 실용성에만 그치지 않는다. 세단보다 확연히 높은 시트 포지션은 운전자에게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이는 전방 상황을 파악하기 쉽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초보 운전자나 여성 운전자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효과도 크다.
최근에는 대형 그릴, 날렵한 LED 램프, 커다란 휠 등 과감한 디자인 요소까지 더해지면서 기능성을 넘어 감성적인 만족도까지 충족시킨다. 도로 위에서 느껴지는 든든한 존재감, 이것이 바로 소비자들이 SUV에 열광하는 또 다른 이유다.
이제 SUV는 ‘대세’라는 표현을 넘어 자동차 시장의 ‘뉴 노멀’로 자리 잡았다. 현대차,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SUV 중심의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으며, 전기차 시장 역시 아이오닉 5, EV9 등 전기 SUV가 주도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생활과 감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가장 확실한 정답이 SUV라는 사실을 이제 부정하기 어렵다.
GV80 / 제네시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