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고장 대명사’ 오명 벗나? 렉서스·BMW 제치고 압도적 1위 차지한 의외의 브랜드
국산차 중에선 KGM이 현대·기아 누르고 1위... 소비자들 반응 ‘깜짝’

레인지 로버/출처-랜드로버
레인지 로버/출처-랜드로버




최근 국내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가 한 조사 결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흔히 ‘잔고장이 많고 수리비가 비싸다’는 편견에 휩싸였던 한 수입차 브랜드가 내구성 최강자로 등극하는 이변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컨슈머인사이트와 자동차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CL M&S는 2000년 이후 등록된 국내 승용차 약 47만 9000대의 말소 데이터를 분석한 ‘The Highest Mileage’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등록 후 말소될 때까지 20만km 이상 주행한 차량의 비율이 가장 높은 브랜드는 ‘랜드로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 깬 1위 랜드로버 압도적 수치



토레스/출처-KG모빌리티
토레스/출처-KG모빌리티




랜드로버는 말소 차량 중 무려 68.5%가 주행거리 20만km를 넘긴 상태였다. 이는 말소되는 랜드로버 차량 10대 중 약 7대가 20만km 이상을 거뜬히 달렸다는 의미다. ‘고장이 잦다’는 세간의 인식과는 정반대의 결과에 네티즌들은 “랜드로버가 1위라니 믿기지 않는다”, “정말 의외의 결과”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0년 이상 운행한 차량의 평균 주행거리에서도 랜드로버는 24만 8462km로, 2위인 렉서스(23만 1424km)를 1만 7000km 이상 앞지르며 장거리 운행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수입차 강세 속 KGM의 선전



The Highest Mileage 브랜드 순위/출처-컨슈머인사이트
The Highest Mileage 브랜드 순위/출처-컨슈머인사이트


랜드로버의 뒤를 이어 렉서스(62.6%), BMW(58.0%), 폭스바겐(56.8%) 등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상위권을 휩쓸며 내구성을 입증했다.
국산 브랜드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KG모빌리티(KGM)는 56.7%를 기록하며 전체 5위이자 국산차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토레스, 렉스턴 등 SUV 중심의 견고한 라인업이 장거리 주행 내구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 판매량 1, 2위를 다투는 현대차와 기아의 성적은 엇갈렸다. 현대차는 56.1%로 KGM의 뒤를 이어 국산차 2위를 기록했지만, 기아는 50.9%로 전체 평균(52.2%)에도 미치지 못했다. 르노코리아는 48.3%, 한국지엠은 29.2%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실사용 데이터가 입증한 진짜 신뢰도



The Highest Mileage 부문별 1위 브랜드/출처-컨슈머인사이트
The Highest Mileage 부문별 1위 브랜드/출처-컨슈머인사이트


이번 조사는 실제 차량 소유주들의 운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 전문가는 “장거리 운행 차량 비율이 높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해당 차량을 끝까지 만족하며 사용했다는 의미”라며 “이는 차량의 신뢰성은 물론 경제적 유지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체 평균으로 보면 국산차(52.3%)와 수입차(51.9%)의 20만km 초과 비율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브랜드별 순위에서는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가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수리비 폭탄’이라는 오명과 달리 가장 오래, 가장 많이 달린 차로 기록된 랜드로버의 반전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차량 내구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레인지 로버/출처-랜드로버
레인지 로버/출처-랜드로버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