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효과 반짝, 중고차 시장에선 냉혹한 평가받는 그랑 콜레오스
1년 만에 1천만원 이상 감가, 오너들 속 타는 이유는
그랑 콜레오스 실내 /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의 부활을 이끌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핵심 SUV, 그랑 콜레오스가 중고차 시장에서 예상 밖의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 신차 시장에서의 인기가 무색하게, 가파른 시세 하락으로 초기 구매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출고 1년 만에 1천만원 증발
그랑 콜레오스의 중고차 가격 하락세는 심상치 않다.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에 따르면, 출시 1년 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일부 매물은 2천만 원대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특히 하이브리드 E-테크 모델이 매물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그랑 콜레오스 / 르노코리아
사고 이력이 있거나 보험 이력이 불분명한 차량은 신차 가격 대비 1,800만 원 가까이 하락한 사례도 확인된다. 더욱 주목할 점은 무사고 차량의 감가율이다. 주행거리 4,300km 수준의 무사고 아이코닉 트림 매물조차 옵션을 포함한 신차 가격보다 1,247만 원 저렴한 3,120만 원에 등록됐다.
최상위 트림인 에스프리 알핀 역시 감가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1만 8천 km를 주행한 2024년식 무사고 차량이 신차 대비 1,017만 원 낮은 3,450만 원에 올라와 있다. 출시 1년 남짓한 기간에 평균 감가율이 20%에 육박하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싼타페 쏘렌토와 선명한 격차
이러한 감가율은 동급 경쟁 모델인 현대차 싼타페,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비슷한 조건의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대부분 10% 미만의 안정적인 감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중고차 시장에서 브랜드 선호도와 신뢰도가 가격 방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그랑 콜레오스 실내 /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의 시세 하락은 이미 지난해 중반부터 감지됐다. 출고 3개월 만에 1,200만 원 이상 하락한 매물이 등장하며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상품성 자체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시장이 브랜드 가치를 냉정하게 평가한 결과다.
브랜드 인지도가 발목 잡았나
업계 전문가들은 그랑 콜레오스의 급격한 가치 하락 원인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누적 판매량의 한계를 지목한다. 신차 출시 효과가 빠르게 사라지면서, 현대차·기아의 견고한 아성을 넘지 못하고 중고차 시장에서 가치가 빠르게 희석되었다는 분석이다.
그랑 콜레오스 / 르노코리아
차량 자체의 상품성은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장기적인 가치 유지 측면에서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르노 브랜드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결국 이는 잠재 구매자들이 신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르노코리아는 최근 플래그십 SUV ‘필랑트’를 공개하며 다시 한번 분위기 전환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이미 형성된 그랑 콜레오스의 중고차 시세 구조를 단기간에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랑 콜레오스 실내 / 르노코리아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