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 풍미했던 중형 세단 SM6, 역사 속으로 사라져
세단의 안락함과 SUV의 실용성 모두 잡은 CUV로 화려한 부활 예고

SM6 / 르노코리아
SM6 / 르노코리아




2016년 출시 당시 ‘올해의 차’를 석권하며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던 르노코리아 SM6가 지난 3월, 별다른 소식 없이 조용히 생산을 종료했다. 한때 쏘나타와 K5의 아성을 위협했던 상징적인 모델이었지만, SUV 선호 현상과 모델 노후화라는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했다.

특히 SM6는 삼성자동차 시절부터 내려온 ‘태풍의 눈’ 엠블럼을 사용한 마지막 모델이라는 점에서 이번 단종은 단순한 모델 체인지를 의미하지 않는다. 르노코리아가 과거의 유산을 완전히 정리하고, 다이아몬드 형상의 ‘로장주’ 엠블럼 아래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세단 시대의 종말 엠블럼까지 바꿨다



오로라2 스파이샷 / newcarscoops
오로라2 스파이샷 / newcarscoops




SM6의 퇴장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세단의 입지가 얼마나 좁아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과거 ‘성공한 아빠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중형 세단은 이제 실용성과 넓은 공간을 앞세운 SUV에 주도권을 완전히 내준 상태다.

르노코리아는 이러한 시장 변화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길을 택했다. SM6의 빈자리를 또 다른 세단으로 채우는 대신,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차량을 준비 중이다. 바로 프로젝트명 ‘오로라2’로 알려진 신형 CUV(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량)다.

SM6 후속은 거대한 SUV 오로라2



베일에 싸인 오로라2는 전장 5m에 육박하는 대형 쿠페형 SUV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 ‘아빠들의 차’로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 카니발 등과 직접 경쟁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파워트레인은 효율성을 극대화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중심이 된다. 높은 연비와 친환경성을 무기로 고유가 시대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디자인 역시 날렵하고 미래지향적인 쿠페 라인을 적용해 기존 SUV와는 다른 매력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르노코리아는 세단의 안락한 승차감과 SUV의 넓은 공간 활용성을 동시에 원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오로라2를 개발하고 있다.

오로라2 예상도 / 르노 뉴스
오로라2 예상도 / 르노 뉴스


오로라2는 르노코리아의 미래 전략인 ‘오로라 프로젝트’의 두 번째 결과물이다. 앞서 출시된 중형 하이브리드 SUV ‘그랑 콜레오스(오로라1)’에 이어, 2027년에는 순수 전기 SUV인 ‘오로라3’까지 선보이며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아우르는 입체적인 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단종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결국 SM6의 단종은 르노코리아에게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르노코리아가 세단 시장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기존 SM6와 SM7의 수요층까지 흡수할 수 있는 더 큰 그릇을 준비한 것”이라며 “오로라2는 브랜드의 명운을 건 전략 모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SM6 / 르노코리아
SM6 / 르노코리아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과감한 변화를 선택한 르노코리아. 오로라2가 SM6의 쓸쓸한 퇴장을 잊게 할 만큼 화려한 부활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국내 자동차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M6 실내 / 르노코리아
SM6 실내 / 르노코리아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