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먹튀’ 논란까지 불거졌던 한국GM, 4400억 원 통 큰 투자 발표
쉐보레, 캐딜락에 이어 GMC·뷰익까지… 북미 제외 최초 4개 브랜드 운영
GMC 시에라 - 출처 : 한국GM
끊임없는 철수설에 시달려온 한국GM이 대규모 중장기 투자 계획과 신규 브랜드 도입을 발표하며 시장의 우려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한때 서비스센터 축소 등으로 국내 시장 철수 가능성이 제기됐던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사업장인 한국GM은 15일 인천 청라 주행시험장에서 ‘GM 한국사업장 2026 비즈니스 전략 컨퍼런스’를 열고, 한국 시장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발표는 한국을 GM의 핵심 거점으로 재확인하며 향후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4400억 투자, 철수설에 쐐기를 박다
뷰익 엔비스타 - 출처 : 한국GM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한국GM은 약 3억 달러(약 4400억 원)를 투입해 청라 주행시험장 내에 ‘버추얼 엔지니어링 랩’을 새롭게 열었다. 이 시설은 기존에 흩어져 있던 10여 개의 가상 개발 설비를 한곳에 통합한 최첨단 R&D 허브다.
이를 통해 가상 개발과 실차 시험을 유기적으로 결합, 개발 정확도와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신차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모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단순한 시설 개선을 넘어 한국을 GM의 핵심 엔지니어링 기지로 삼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국내 생산 역량을 연간 최대 50만 대 수준으로 유지하고 최대한 활용해 글로벌 수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이는 한국 공장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GM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전략적 비중을 더욱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북미 외 최초 GMC와 뷰익 국내 상륙
멀티브랜드 전략 - 출처 : 한국GM
소비자들이 가장 반길 소식은 새로운 브랜드의 도입이다. 한국GM은 오는 2026년부터 GMC와 뷰익(Buick) 브랜드를 국내에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이로써 한국은 기존 쉐보레와 캐딜락에 더해 총 4개의 GM 브랜드를 운영하는 시장이 된다. 이는 본고장인 북미를 제외하면 한국이 처음이다. 당장 내년에만 GMC 3개 차종과 뷰익 1개 차종 등 최소 4개의 신차가 출시될 예정이다.
GMC는 강력한 픽업트럭과 대형 SUV로 유명하며, 뷰익은 합리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로 알려져 있어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크게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판매는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해 쉐보레 전시장에서 뷰익을, 캐딜락 전시장에서 GMC를 함께 판매하는 방식으로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한국은 GM의 핵심 거점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 출처 : 한국GM
이날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은 직접 나서 철수설을 일축했다. 그는 “한국은 디자인, 엔지니어링, 생산, 판매 등 전 주기를 수행하는 GM의 핵심 거점”이라고 강조하며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차세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한국 시장과 함께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그동안 시장에 팽배했던 한국GM 철수설에 대한 가장 확실한 답변으로 평가된다. 대규모 투자와 신규 브랜드 도입이라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의지를 분명히 한 만큼, 한국GM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