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싼타페에 밀린다? 해외 판매 91%가 보여준 진짜 성적표
누적 1000만대 돌파, 현대차 판매 1위 SUV의 성공은 해외에 있었다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판매 실적을 5년 연속 이끌고 있는 차종은 따로 있다. 국내 시장에서 익숙한 판매 순위와는 사뭇 다른 결과다. 그 배경에는 압도적인 해외 시장의 지지가 자리 잡고 있다.
주인공은 준중형 SUV 투싼이다. 2004년 1세대 출시 이후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1000만 대를 넘어섰다. 놀라운 점은 이 중 약 91%가 해외에서 팔렸다는 사실이다. 국내 판매량은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현대차 차종별 글로벌 판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킨 투싼의 역할은 국내 판매 순위만으로는 가늠하기 어렵다. 내수 시장의 인기와 별개로, 해외에서 현대차의 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모델인 셈이다.
싼타페보다 작지만 공간은 넓혔던 시작
초기 모델의 전략은 차체 크기와 실내 공간의 역설에 있었다. 2004년 등장한 1세대 투싼은 당시 싼타페보다 전장이 175mm 짧았지만,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 거리)는 오히려 10mm 길었다. 작은 차체에서도 넓은 공간을 확보하려는 시도였다.
아반떼 XD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돼 승용차와 같은 편안함을 추구했다. 이는 큰 차체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동시에, 세대를 거듭하며 판매 기반을 넓히는 발판이 됐다.
성공 비결은 해외 현지화에 있었다
투싼의 1000만대 판매가 모두 국내 생산 수출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해외 판매분 가운데 현지 공장 생산 비중이 2005년 4.0%에서 2023년 76.0%까지 치솟았다. 시장 상황에 맞춰 생산 거점을 다변화한 전략이 주효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2004년 진출 이후 222만 대 이상 팔렸으며,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도 높아졌다. 미국 내 투싼 판매 중 하이브리드 비중은 2021년 12.3%에서 2024년 32.5%로 3년 만에 3배 가까이 뛰었다. 친환경차로의 전환이 빠른 시장의 요구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결과다.
1000만대 넘어선 투싼의 다음 과제
최근 공개된 5세대 신형 투싼은 전장 4700mm, 전폭 1905mm로 차체를 더욱 키웠다. 현대차 SUV 최초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를 탑재하는 등 디지털 경험 강화에도 집중했다.
1000만대라는 대기록을 달성했지만, 투싼의 다음 성과는 결국 새로운 모델이 증명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명성을 넘어, 실제 소비자들이 경험할 차량의 만족도가 앞으로의 판매량을 결정할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