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km 주행거리, 27인치 화면에도 첫 달 목표 1% 겨우 넘겨

가격만으로 뚫을 수 없는 중국 시장, BYD·샤오펑과 경쟁 구도 보니



현대차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1,960만 원대 전기 세단을 내놨다. CLTC 기준 650km에 달하는 주행거리와 2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까지 갖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출시 첫 달 성적표는 예상과 크게 달랐다. 월 판매 목표 2,500대의 1.12%에 불과한 28대. 단순히 출시 초기라는 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숫자다.

1960만원 파격가, 무엇이 문제였나





현대차가 선보인 아이오닉 V의 현지 프로모션 가격은 약 1,960만 원(9만 9,900위안)부터 시작한다. 국산 아이오닉 6보다 큰 전장 4,900mm 차체에 휠베이스는 2,900mm에 이른다.

실내에는 27인치 4K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중국 CATL 배터리로 CLTC 기준 최대 650km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주행 보조 시스템 역시 중국 자율주행 기업 모멘타의 기술을 적용하는 등 현지화에 공을 들인 흔적이 뚜렷하다.

가격만으로 통하지 않는 중국 시장의 벽







문제는 중국 전기차 시장이 가격만으로 승부하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비슷한 가격대의 샤오펑 모나 M03, BYD 씰 06 등 현지 강자들이 버티고 있다. 이들은 가격 경쟁력은 물론, 자국 소비자에게 익숙한 첨단 기능과 브랜드 생태계를 무기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아이오닉 V의 첫 달 판매량 28대는 같은 달 출시된 신차 19개 중 18위에 해당한다.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현재보다 90배 가까이 판매량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내가 만약 2,000만 원대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는 중국 소비자라면,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자국 브랜드를 두고 섣불리 신차를 선택하기는 망설여질 법하다. 초기 실적이 너무 저조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위기, 반등 기회는 남았나



아이오닉 V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2026년 1~9월 누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9.9% 감소했고, 9월 실적만 보면 45.48%나 줄었다.

함께 출시한 E-GMP 기반의 상위 모델 ‘일렉시오’ 역시 9월 판매량이 67대에 그쳤다. 88.1kWh 배터리로 최대 722km를 주행함에도 시장의 반응은 미미했다. 두 모델을 합쳐도 100대를 넘지 못하는 현실이다.

현대 일렉시오
현대 일렉시오


현대차는 현지 부품 활용을 강화하고 중국 내 육성과 해외 수출 확대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사양표에 숫자 하나를 더하는 것보다,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드는 일이다. ‘첫 달 28대’라는 숫자가 650km의 주행거리보다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다.

현대 아이오닉V
현대 아이오닉V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