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1호차로 찜한 7000만원짜리 최고사양, 주행거리는 오히려 짧았다
5300만원대 예산, 익숙한 EV6냐 낯선 수입 전기 SUV냐… 선택의 기로
53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수입 전기 SUV ‘지커 7X’가 국내에 상륙했다. 신차 출시 소식과 함께 1호차 주인공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개인이 아닌 배터리 제조사 SK온이었다.
업무용으로 활용하며 임직원 경험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SK온이 선택한 모델은 6999만원에 달하는 최고 등급 ‘울트라’였다. 하지만 실제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이 소식보다 복잡한 가격표에 먼저 시선이 머문다.
가장 비싼 모델이 가장 멀리 가는 건 아니었다
가격이 오를수록 주행거리도 늘어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은 지커 7X 앞에서 빗나간다. 가격표를 보면 5999만원짜리 ‘맥스’ 트림이 6999만원짜리 ‘울트라’보다 한 번 충전으로 더 멀리 달린다.
환경부 인증 기준, 맥스의 주행거리는 483km인 반면 울트라는 440km다. 1000만원을 더 지불하지만 주행거리는 오히려 43km 짧아지는 셈이다. 기본 모델인 ‘프로’(5299만원)에서 ‘맥스’로 올라갈 때는 700만원 추가로 108km의 주행거리를 얻는 것과 대조적인 부분이다.
1000만원의 가치, 주행거리 대신 성능에 집중
울트라 모델의 짧은 주행거리 뒤에는 강력한 성능이 자리 잡고 있다. 맥스와 울트라는 100kWh로 배터리 용량이 같지만, 울트라는 앞뒤 바퀴를 모두 굴리는 사륜구동 방식을 채택했다. 최고출력은 645마력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9초 만에 도달하는 가속 성능을 위해 주행거리 일부를 내어준 것이다. 짜릿한 가속감을 즐기는 운전자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하지만 출퇴근과 가족 이동이 주된 목적이라면, 1000만원을 아끼고 43km를 더 달리는 맥스 모델의 실용성이 더 크게 다가온다.
5299만원, EV6와 나란히 놓으면 보이는 것들
시작 가격인 5299만원은 국산 전기차와 직접적인 경쟁을 예고한다. 기아 EV6 에어 롱레인지 모델은 세제 혜택 후 5260만원으로, 지커 7X 프로와 가격 차이가 39만원에 불과하다.
이 가격대에서 소비자들은 새로운 브랜드의 수입 SUV와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EV6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아이를 태우고 다닌다면 두 차량의 뒷좌석 공간과 트렁크 크기를 먼저 비교할 것이다. 차량을 오래 탈 계획이라면 집 근처 정비망 현황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SK온이 첫 차를 인도받았다는 소식은 분명 흥미로운 정보다. 그러나 내 차를 고르는 기준은 결국 나의 주행 습관과 생활 반경에 맞춰져야 한다. 프로 모델보다 700만원을 더 내고 얻는 108km의 추가 주행거리를 평소 얼마나 자주 활용할지 따져보는 것에서부터 합리적인 선택은 시작된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