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 여행’이라더니 항공편명까지 명시된 시나리오 등장
제작진 “촬영 허가용 예시일 뿐, 전현무는 전혀 몰랐다” 해명
MBC ‘나 혼자 산다’ 8월 14일 방송에서 전현무가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즉흥 여행을 떠난 것으로 소개된 것과 달리, 실제로는 계획에 따라 진행된 협찬 여행이었던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 제작진은 25일 입장문을 통해 “촬영 지원이나 협찬 등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사진은 인천공항에 도착한 전현무가 즉석에서 여행지를 고르는 모습을 담은 나 혼자 산다 방송 화면. MBC 유튜브 캡처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방송인 전현무의 ‘즉흥’ 카자흐스탄 여행 편이 방영 직후부터 불거진 조작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제작진이 사전에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준비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방송은 전현무가 인천국제공항에서 즉석으로 여행지를 결정하는 모습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이 과정이 모두 연출된 상황이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핵심은 MBC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촬영 허가를 받기 위해 제출한 서류다. 국회에 제출된 이 자료에는 제작진의 동선과 계획이 상세히 담겨 있었다.
MBC ‘나 혼자 산다’ 8월 14일 방송에서 전현무가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즉흥 여행을 떠난 것으로 소개된 것과 달리, 실제로는 계획에 따라 진행된 협찬 여행이었던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 제작진은 25일 입장문을 통해 “촬영 지원이나 협찬 등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사진은 인천공항에 도착한 전현무가 즉석에서 여행지를 고르는 모습을 담은 나 혼자 산다 방송 화면. MBC 유튜브 캡처
즉흥 여행이라더니 항공편까지 정해져 있었다
예상과 달리 문서는 매우 구체적이었다. MBC는 촬영 허가 공문에 8월 6일 카자흐스탄 국적기인 에어아스타나 출발 카운터에서 항공권을 발권하는 장면을 촬영하겠다고 명시했다. 심지어 11시 10분에 출발하는 항공편명까지 정확히 기재했다. 실제 전현무는 방송에서 이 항공편을 이용했다.
더 결정적인 내용은 함께 제출된 시나리오에 있었다. 여기엔 전현무가 “중국은 너무 많이 갔고~ 카자흐스탄을 가볼까~”라고 말하며 동료 배우에게 전화해 카자흐스탄행을 결정한다는 대화 내용까지 포함됐다. 이는 방송에서 그려진 ‘즉흥성’과는 거리가 멀다.
카자흐스탄 외 다른 여행지에 대한 대비책은 없었다. 제작진은 에어아스타나의 촬영 동의서는 받았지만, 다른 항공사의 동의는 준비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작진 “전현무는 모르는 내용” 선 그은 이유
논란이 거세지자 MBC 측은 해명에 나섰다. 해당 문서는 공항 측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였다는 입장이다. 촬영 허가를 받으려면 대략적인 촬영 상황을 설명하는 구성안이 필요했고, 예상 가능한 상황을 예시로 작성해 제출했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특히 전현무는 이 과정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전현무는 해당 구성안을 본 적도 없고 내용도 전혀 몰랐다”고 강조했다. 출연자의 즉흥적인 감정은 사실이지만, 제작 과정의 편의를 위해 서류를 만들었다는 취지다.
결국 시청자가 방송에서 본 즉흥적인 결정과 제작진이 물밑에서 준비한 구체적인 계획 사이에 큰 간극이 있었던 셈이다. 제작진은 금전적 협찬이나 제작비 지원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리얼’을 표방하는 관찰 예능의 진정성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