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도 있고 프로팀 오퍼도 꾸준히 받는다”... 그럼에도 그가 선뜻 감독직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유 퀴즈 온 더 블럭’ 선공개 영상에서 밝힌 축구 레전드의 솔직한 속마음.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테리우스’ 안정환이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올까. 방송인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그가 축구 지도자 변신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털어놔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그는 이미 감독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프로팀의 러브콜도 꾸준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 하지만 그가 선뜻 감독직에 나서지 못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훨씬 무겁고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다. 그가 밝힌 지도자의 길에 대한 무게감, 냉정한 승부의 세계, 그리고 후배들을 향한 뼈있는 조언은 무엇일까.
이미 준비된 지도자, 꾸준했던 프로팀 러브콜
최근 공개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선공개 영상에서 안정환은 국가대표팀 감독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막힘없이 답했다. 유재석이 “대표팀 감독도 할 수 있지 않냐”고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자격증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답하며 지도자로서 모든 요건을 갖췄음을 분명히 했다. 이는 그가 방송 활동에만 전념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현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놀라운 사실은 그에게 꾸준히 감독직 제안이 있었다는 점이다. 안정환은 “프로팀 오퍼는 때 되면 온다. 시즌이 끝나거나 감독 교체 시기가 되면 연락이 오는데”라고 밝혀, 물밑에서는 이미 여러 구단이 그를 차기 사령탑 후보로 고려했음을 알렸다. 팬들의 오랜 궁금증에 대한 그의 시원한 대답이었지만, 이어진 말 속에는 깊은 고뇌가 담겨 있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실수 하나면 나락, 그가 두려워하는 것
그렇다면 모든 조건을 갖춘 그가 감독직을 고사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단순한 두려움과는 결이 다르다. 안정환은 “감독은 내 모든 걸 버리고 목숨 걸고 해야 한다”며 지도자의 길이 갖는 막중한 책임감을 거듭 강조했다. 평생을 바친 축구이기에 작은 실수조차 스스로 용납할 수 없다는 완벽주의적 태도 역시 엿보였다.
특히 그는 “실수하고 잘못하면 나를 얼마나 많이 뜯어먹겠냐. 하나 잘못하면 나락으로 가는 것”이라며 결과로 모든 것을 평가받는 프로의 세계가 가진 냉혹함을 정확히 짚었다.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낸 레전드이기에, 실패했을 때 쏟아질 비난의 화살이 일반 감독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를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셈이다. 그의 고민은 단순한 성공과 실패를 넘어, 자신의 축구 인생 전체를 건 무거운 결단임을 보여준다.
즐기라는 건 거짓말, 후배 향한 진심
후배 선수들을 향한 조언에서도 그의 현실적인 시각은 여전했다. 대표팀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처음에는 “이게 제일 싫다”며 웃어넘겼지만,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속마음을 꺼냈다. 그는 “나는 축구 하면서 즐긴 적이 한 번도 없다. 어떻게 즐길 수가 있냐”고 반문했다. ‘다치지 말고 즐기라’는 상투적인 격려가 얼마나 공허하게 들릴 수 있는지 꼬집은 것이다.
안정환은 “한 번의 기회에 얼마나 목숨 걸고 준비하겠나”라며, 태극마크의 무게를 짊어진 후배들이 매 순간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음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했다. 이는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자,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유럽 빅리그를 경험한 선배만이 건넬 수 있는 진심 어린 공감이었다. 그의 솔직한 발언은 예능인 안정환이 아닌, 여전히 그라운드를 뜨겁게 사랑하는 축구인 안정환의 진면목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