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성 진통제도 소용없던 고통, 5년 만에 들은 의사의 한마디

함께 병 이겨내자 약속했던 동기들… 끝내 지키지 못한 사연

‘내 남은 연애’ 출연자 김선호. SBS  방송화면 캡처
‘내 남은 연애’ 출연자 김선호. SBS 방송화면 캡처


배우 김선호가 군 복무 시절 겪었던 투병 사실을 고백했다. 단순한 질병이 아닌, 생사를 오갔던 혈액암 4기 판정이었다. 그의 고백이 더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는 홀로 살아남았다는 기억과 동료들을 향한 미안함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지난 3일 방송된 SBS ‘내 남은 연애’를 통해 공개됐다.

마약성 진통제도 소용없던 고통의 시간



이야기는 김선호가 군 복무 중이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희귀 혈액암의 일종인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 4기 판정을 받았다.
워낙 드문 질환이라 관련 정보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았고, 마약성 진통제에 의지해야 할 만큼 극심한 통증이 그를 덮쳤다.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다.

“저만 살았습니다” 약속 지키지 못한 미안함



육체적 고통보다 더 그를 힘들게 한 것은 같은 병실을 쓰던 동료들과의 기억이다. 김선호는 “병실에 있던 사람들과 빨리 나아서 꼭 맥주 한잔하러 가자고 약속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이내 “그런데 사실 그중 저만 살았다”고 털어놓으며 스튜디오에 무거운 침묵을 자아냈다. 함께 고통을 나눴던 이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이다.

힘겨운 항암 치료를 견뎌낸 그는 투병 5년 만에 기적 같은 소식을 접했다. 병원에서 받은 외래 진단서에는 “수고하셨다. 더 이상 오지 않아도 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사실상 완치 판정과 다름없는 이 소식에 다른 출연자들도 진심 어린 박수를 보냈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그에게 새로운 삶이 허락된 순간이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선호 외에도 다른 출연자들의 아픈 경험담이 이어졌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앓았던 김종은은 골수 이식 후유증을, 위암으로 위 전체를 절제한 김륜기는 여전한 항암 치료의 고통을 고백했다.
뇌종양으로 왼쪽 청력을 잃은 김나영, 골육종으로 다리를 굽히지 못하게 된 김민영 등 생사를 넘나든 청춘들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프로그램 ‘내 남은 연애’는 이처럼 큰 아픔을 겪고 다시 일어선 이들이 새로운 사랑과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