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약국 섭외 요청 쇄도하며 제약회사 광고까지 제안받아
약사회 “의약품 판매 촉진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어… 약은 공산품 아냐”
가수 이기찬이 전국 약국을 찾아 자신의 대표곡인 ‘감기’를 부르는 이른바 ‘약국 버스킹’이 화제다. 사진은 이기찬이 약국에서 공연을 하는 모습. 이기찬 인스타그램 캡처
가수 이기찬이 전국 약국을 돌며 자신의 히트곡 ‘감기’를 부르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감기찬’이라는 애칭까지 얻은 이 프로젝트는 팬들의 열띤 호응과 함께 제약회사 광고 제안으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 훈훈한 분위기와 달리 약사 사회에서는 날 선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가수의 순수한 의도와는 별개로, 공연 자체가 특정 약국의 ‘마케팅’ 수단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공적인 신곡 홍보로 평가받던 ‘약국 버스킹’이 예상치 못한 법적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상황이다.
단순 팬서비스가 환자 유인 행위로 지목된 배경
현행법은 약국 개설자가 환자나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한 호객 행위를 금지한다. 연예인의 약국 공연 자체를 막는 규정은 없지만, 일선 보건소는 이 행위가 환자 유인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
대한약사회는 이기찬의 공연이 결과적으로 특정 약국으로 고객을 유인하거나 의약품 판매를 촉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약사회 한 관계자는 “가수의 의도는 순수하더라도 마케팅 활동으로 비칠 수 있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공연 일부 현장에서 관객에게 비타민을 나눠준 점도 이런 시각에 힘을 싣는다.
논란의 중심에 선 창고형 약국의 존재
논란이 더욱 복잡해진 데는 이번 버스킹이 진행된 일부 약국의 성격도 한몫했다. 약사회가 약물 오남용 가능성을 들어 반대해 온 ‘창고형 약국’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기찬은 2002년 발표한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감기(2026)’를 내놓으며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직접 약국을 섭외했으나, 인기가 높아지자 지금은 전국에서 섭외 요청이 쇄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회 관계자는 “약은 싸게 많이 산다고 좋은 공산품이 아니다”라며 “필요할 때 전문가의 복약 지도를 받아 정확히 복용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한마디는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약사 사회의 시각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