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기 무덤 210여 기가 모여있는 도심 속 구릉, 완주엔 1시간이면 충분

아파트와 고분이 공존하는 풍경… 팔공산 둘레길까지

나 홀로 소나무 / 사진=대구관광B2B정보교류사이트
나 홀로 소나무 / 사진=대구관광B2B정보교류사이트
도심 한복판에서 1시간 남짓 걷기 좋은 산책로가 있다. 놀랍게도 입장료는 물론 주차비까지 일절 받지 않는다. 완만한 구릉을 따라 늘어선 210여 기의 거대한 봉분 사이를 걷는 독특한 경험이 가능한 곳이다.

1500년의 시간을 품은 고분군과 현대적인 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은 대구 불로동 고분군이다. 고즈넉한 무덤 사이를 걷는 경험은 의외의 평온함을 안겨준다. 일상에 지쳤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 방문해볼 만한 이유다.
불로동 고분군 모습 / 사진=대구관광B2B정보교류사이트
불로동 고분군 모습 / 사진=대구관광B2B정보교류사이트

아파트 옆에 1500년 전 무덤이 펼쳐진다

대구 동구에 자리한 불로동 고분군은 1978년 국가사적 제262호로 지정된 삼국시대 유적지다. 해발 426.4m의 문암산에서 뻗어 내린 능선을 따라 약 33만㎡ 부지에 210여 기의 고분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 무덤들은 5세기 전후에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이 지역을 다스리던 지배층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발굴 조사 과정에서는 금제 및 금동제 장신구, 철제 무기, 토기 등이 다수 출토되어 역사적 가치를 더했다. 무덤 내부는 깬자갈을 쌓고 흙을 덮는 독특한 방식으로 축조됐다. 지름 15~20m, 높이 4~7m에 이르는 봉분들이 늘어선 풍경은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자아낸다.
대구 불로동 고분군 / 사진=대구관광B2B정보교류사이트
대구 불로동 고분군 / 사진=대구관광B2B정보교류사이트



1시간 코스 산책, 지갑 열 일이 전혀 없다

불로동 고분군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접근성이다. 연중무휴 무료로 개방되며, 입구 공영주차장에는 소형차 100대와 대형버스 5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주차비 역시 무료다.

완만한 구릉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모두 둘러보는 데는 성인 걸음으로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코스가 험하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산책로 정상에서 바라보는 고분군 전경과 대구 시내 모습은 이곳의 백미다.
불로동 고분군 조망 / 사진=대구관광B2B정보교류사이트
불로동 고분군 조망 / 사진=대구관광B2B정보교류사이트


사라진 소나무 자리에 새로운 풍경이 생겼다

과거 고분군 정상의 상징과도 같았던 ‘나 홀로 소나무’는 안타깝게도 2026년 재선충병 감염으로 제거됐다. 하지만 소나무가 사라진 자리는 새로운 풍경을 선물했다. 시야를 가리는 것 없이 고분 능선과 그 너머 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독특한 경관이 펼쳐진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색적인 풍경은 사진 명소로도 손색이 없다. 고분군 탐방을 마친 뒤에는 능선 아래 조성된 생태 습지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다양한 수생식물과 갈대가 어우러진 습지는 아이들의 자연 학습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고분군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팔공산 둘레길 6코스(7.2km)와 연계해 트레킹을 즐길 수도 있다. 인근에는 봉무레포츠공원, 나비생태원 등 함께 둘러볼 만한 곳도 있어 반나절 여행 코스로 계획하기에 충분하다.
불로동 고분군 산책로 / 사진=대구관광B2B정보교류사이트
불로동 고분군 산책로 / 사진=대구관광B2B정보교류사이트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