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슬레이트 오토 전기 픽업트럭, 세금 공제 시 2천만원 미만 압도적 가성비... ‘아마존 베조스 투자’ 신생 기업의 시장 돌풍

상상조차 어려웠던 ‘2천만원대’ 전기 픽업트럭이 실제로 등장했다.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 오토(Slate Auto)가 공개한 신형 전기 픽업트럭이 출시 2주 만에 사전 예약 10만 대를 돌파하며 자동차 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 신생 기업은 파격적인 가격 전략을 앞세워 순식간에 거대한 초기 수요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브랜드 인지도가 전무한 상태에서 테슬라 사이버트럭의 초기 예약 기록과 비교될 정도의 성과를 올렸다는 점이 더욱 놀랍다.
슬레이트 오토 전기 픽업트럭 측정면 (출처=슬레이트 오토)
‘사이버트럭보다 빠르다?’ 출시 2주만에 10만대 예약 돌풍

슬레이트 오토의 전기 픽업트럭이 기록한 2주 만의 사전 예약 10만 대는 신생 스타트업으로서는 전례를 찾기 힘든 기념비적인 숫자다.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일주일 만에 25만 대 예약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절대량은 적지만, 오랜 역사와 막강한 팬덤을 가진 테슬라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슬레이트 오토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인지도가 낮은 기업이 이 짧은 시간에 10만 명의 잠재 고객을 모았다는 것은 그만큼 이 차가 가진 매력이 강력하다는 방증이다. 슬레이트 오토 CEO는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베조스 외에도 구겐하임 파트너스 CEO인 마크 월터 등 유명 투자자들이 이 회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슬레이트 오토 전기 픽업트럭 정면 (출처=슬레이트 오토)
“세금 떼면 2천만원 아래!” 가격이 곧 무기다

슬레이트 오토 전기 픽업트럭 돌풍의 핵심에는 ‘가격’이 있다. 기본 모델 가격이 약 2만 5,000달러(한화 약 3,500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여기에 미국 연방 정부의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을 최대로 적용받으면 2만 달러(약 2,800만 원) 미만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을 열광시켰다. 전기 픽업트럭은 물론, 일반적인 전기차 시장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압도적인 ‘가성비’를 갖춘 것이다. 이는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던 많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다가왔고, 짧은 시간 안에 폭발적인 사전 예약으로 이어졌다. 슬레이트 오토는 이 가격 경쟁력을 발판 삼아 기존 전기 픽업트럭 시장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슬레이트 오토 전기 픽업트럭 측면 (출처=슬레이트 오토)
2026년 고객 인도 목표... 생산 계획은?

슬레이트 오토는 인디애나주에 생산 기지를 마련하고 2026년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할 계획이다. 2027년까지는 연간 15만 대 생산 체제를 갖추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 야심 찬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현재 여러 제조 파트너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타트업에게 생산 라인 구축과 안정적인 물량 공급은 가장 큰 난관 중 하나인 만큼, 슬레이트 오토가 이 목표를 차질 없이 이행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슬레이트 오토 전기 픽업트럭과 SUV버전 (출처=슬레이트 오토)
‘묻지마 예약’ 경고등? 50달러 환불의 함정

물론 낙관만 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10만 대라는 사전 예약 숫자는 분명 놀랍지만, 예약금이 50달러(약 7만 원)에 불과하고 심지어 전액 환불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제 구매 의사를 확신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 여러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적지 않은 예약 대수를 기록하고도 실제 생산 및 판매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들이 있다.
슬레이트 오토 전기 픽업트럭 실내 (출처=슬레이트 오토)
슬레이트 오토 역시 높은 예약 숫자에 취하기보다는, 실제 차량의 품질과 성능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초기 예약 물량을 성공적으로 인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2천만원대’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졌지만, 단순히 가격 경쟁력을 넘어 브랜드 가치와 안정적인 서비스를 증명해야만 치열한 전기차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가성비 ‘괴물’ 트럭이 과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 스토리를 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