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612마력, 제로백 3초대... 기아 스팅어의 영혼을 품은 EV8, 테슬라 S에 도전장

기아 스팅어의 단종에 아쉬워했던 운전자들이여, 심장을 다시 뛰게 할 시간이 왔다. 도로 위를 질주하는 즐거움을 알려줬던 그 짜릿한 기억이 더 강력한 전기 ‘괴물’로 부활한다는 소식이다. 한때 개발 중단설까지 돌았던 스팅어의 정신적 후속작, 코드명 ‘GT1’(가칭 EV8) 프로젝트가 2027년 출시를 목표로 공식 재개됐다.
기아 GT1 예상도 (출처=유튜브 ‘DIGIMODS DESIGN’)
이는 단순한 신차 소식이 아니다. 기아가 테슬라와 포르쉐가 군림하는 프리미엄 고성능 전기차 시장의 심장부에 던지는 대담한 출사표다. 스팅어가 그랬듯, 판매량을 넘어 기아의 기술력과 자존심을 상징하는 모델이 될 전망이다.
기아 스팅어 측정면2 (출처=기아)

상상 초월의 스펙, 국산차의 한계를 넘어서다

베일에 싸인 EV8의 예상 제원은 입이 떡 벌어질 수준이다. 고성능 사륜구동 모델의 최고출력은 무려 612마력(450kW)에 달한다. 이는 현존 최강인 EV6 GT(585마력)를 가뿐히 뛰어넘는 수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단 3초대에 주파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 GT1 예상도 (출처=유튜브 ‘DIGIMODS DESIGN’)
가장 놀라운 점은 주행거리다. 113.2kWh라는 전례 없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한 번 충전으로 약 800km 주행을 목표로 한다.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다.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짧다’는 편견을 산산조각 내고, 성능과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야심이 느껴진다.

비밀 병기 ‘eM 플랫폼’, 모든 것을 가능케 하다

이 경이로운 성능의 비결은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에 있다. EV8은 이 eM 플랫폼으로 탄생하는 사실상 첫 번째 주자다. eM 플랫폼은 배터리, 모터 등 핵심 부품을 모듈화해 기존 E-GMP 플랫폼 대비 주행거리를 50% 이상 늘리고 원가는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아 GT1 예상도 (출처=유튜브 ‘DIGIMODS DESIGN’)
특히 남양 연구소에서는 포르쉐 타이칸을 직접 겨냥해 핸들링 성능을 담금질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배터리를 차체 뼈대의 일부로 삼는 ‘셀투바디(Cell-to-body)’ 구조로 무게 중심을 낮추고 차체 강성을 극대화해, 이름뿐인 GT(그랜드 투어러)가 아닌, 운전의 모든 순간을 지배하는 날카로운 주행 감각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테슬라 나와! 프리미엄 시장의 판을 흔들다

전장 5m에 달하는 당당한 체구의 EV8은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 S, 폴스타 5와 같은 쟁쟁한 모델들과 직접 경쟁하게 된다. 강력한 성능은 물론, 최대 30인치까지 확장되는 롤러블 스크린과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 등 최첨단 IT 기술까지 집약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의 진면목을 보여줄 예정이다.
기아 스팅어 측정면 (출처=기아)
가격은 기본형 6천만 원대, 고성능 모델은 8천만 원대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스팅어가 남긴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유산이 전기 시대의 심장을 만나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2027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