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성공 신화 ‘노이어 클라쎄’ 이름 걸고 모든 것을 바꿨다... BMW가 던진 미래를 향한 승부수
BMW 신형 iX3 정면 (출처=BMW)
BMW가 브랜드의 운명을 바꿀 승부수,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 프로젝트의 첫 결과물인 순수전기 SUV ‘iX3’를 공개했다. 1960년대 파산 직전의 회사를 구했던 전설적인 이름을 다시 꺼내 든 것은, 전기차 시대의 진정한 승자가 되겠다는 담대한 선언이다. 805km라는 압도적인 주행거리는 이 거대한 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일 뿐이다.
BMW 신형 iX3 측정면 (출처=BMW)
상식을 파괴한 805km, 라이벌을 압도하다
가장 먼저 주목할 숫자는 단연 주행거리다. 신형 iX3는 1회 충전으로 WLTP 기준 최대 805km를 달린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가 713km 주행거리의 전기 GLC를 공개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지만, BMW는 이를 가뿐히 뛰어넘는 수치로 응수하며 기술력 과시에 나섰다.
BMW 신형 iX3 측면 (출처=BMW)
이는 완전히 새로 개발된 6세대 eDrive 기술 덕분이다. 기존 각형 배터리 셀을 원통형으로 바꿔 에너지 밀도를 20% 이상 끌어올렸고, 800V 고전압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충전 속도는 혁명에 가깝다. 최대 400kW 초급속 충전 시 단 10분 만에 372km를 주행할 수 있다. 469마력의 강력한 출력으로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4.9초 만에 도달해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본질도 놓치지 않았다.
BMW 신형 iX3 실내 (출처=BMW)
계기판이 사라졌다?…자동차 실내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신형 iX3의 혁신은 실내에서 정점을 찍는다. 운전석에 앉으면 당연히 있어야 할 계기판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앞유리 하단 전체를 가로지르는 ‘파노라믹 비전’이 속도, 내비게이션 등 핵심 정보를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입체적으로 투영한다. 운전자뿐 아니라 모든 탑승객이 정보를 공유하는 이 새로운 방식은 자동차 인터페이스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 할 만하다.
BMW 신형 iX3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BMW)
외관 디자인 역시 파격적이다. 1960년대 오리지널 노이어 클라쎄의 유산을 계승한 수직형 키드니 그릴과 세로형 LED 헤드라이트는 BMW SUV의 새로운 얼굴을 예고한다.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매끈한 디자인은 0.24Cd라는 놀라운 공기저항계수를 달성,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BMW 신형 iX3 실내 (출처=BMW)
‘4개의 슈퍼 두뇌’가 지휘하는 달리는 컴퓨터
이 모든 혁신은 ‘4개의 슈퍼 두뇌’라 불리는 고성능 컴퓨터가 지휘한다. 주행 성능,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등 각 영역을 전담하는 이 두뇌들은 차량을 단순한 기계가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완벽히 변모시켰다. 특히 주행 관련 모든 기능을 통합 제어하는 ‘하트 오브 조이(Heart of Joy)’는 BMW 특유의 정밀하고 역동적인 주행 감각을 한 차원 더 끌어올린다.
BMW 신형 디자인 노이어 클라쎄 정면(출처=BMW)
BMW는 한국 시장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약속했다. 올해 안에 한국어 전용 음성 엔진을 도입하고, 국내 특화 음악 및 영상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밝히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BMW 신형 디자인 노이어 클라쎄 측정면(출처=BMW)
2025년 말 생산에 돌입하는 뉴 iX3는 단순한 신차를 넘어, 100년 기업 BMW가 전동화 시대의 패권을 잡기 위해 던진 거대한 서막이다. 1960년대의 기적이 21세기에 다시 한번 재현될 수 있을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