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타이틀 달고 인기몰이 하더니… 잦은 고장과 AS 지연 이중고에 멍드는 오너들
2천만 원대 ‘가성비 전기차’로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끈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의 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 출고 후 반년도 채 되지 않아 벌써 5번이 넘는 무상수리가 터져 나오면서다. “돈 주고 베타테스터가 된 기분”이라는 차주들의 절규는, 길고 긴 출고 대기 끝에 마주한 쓰라린 현실을 대변한다.“고쳐도 고쳐도 끝이 없다”
문제는 잊을 만하면 터진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5건이 넘는 무상수리가 진행됐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열흘 사이에만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냉각수 누유, 통합형 전동 브레이크 소프트웨어 오류 등 핵심 부품 관련 수리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1만 대가 훌쩍 넘는 차들이 대상이다.“내수 고객은 봉?”… 기형적 생산 구조의 그늘
이러한 품질 논란의 배경에는 기형적인 생산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위탁 생산되는 캐스퍼 전기차는 물량의 약 90%가 유럽, 일본 등 해외로 향한다. 초기 생산 물량을 해외 시장 공략에 쏟아붓는 동안, 정작 1년 넘게 기다린 내수 고객들은 품질 안정화의 ‘실험 대상’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AS 대란, 수리 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늘어나는 수리 건수를 서비스 인프라가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의 직영 서비스센터는 예약조차 쉽지 않고, 부품 수급마저 늦어져 수리를 맡긴 차주들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