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버렸다”… 세계 1위 차 회사가 만든 ‘중국산 심장’ 세단
WRITE.
2025 09 15 15:45
UPDATE.
2025 09 15 15:45
토요타, 플래그십 전기 세단 bZ7 공개. 압도적인 크기보다 더 충격적인 건 화웨이 기술로 채워진 속내다.
‘자동차의 제왕’ 토요타가 고개를 숙였다. 최근 중국에서 공개한 플래그십 전기 세단 토요타 bZ7에 중국 IT 거인 화웨이의 심장을 이식하는 파격을 감행한 것이다. 5.1미터가 넘는 거대한 덩치로 그랜저를 압도하지만, 정작 시장을 놀라게 한 것은 크기가 아닌, 세계 1위의 자존심을 버린 토요타의 생존 전략이다.
“일단 크고 보자”… G80 넘보는 공간감
이 차, 일단 크다. 전장이 5,130mm에 달해 현대 그랜저(5,035mm)보다 길고,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3,020mm로 제네시스 G80보다도 넓다. 덕분에 ‘아빠 차’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광활한 2열 공간을 확보했다. 가족을 태우고 장거리를 떠나도 누구 하나 불편함을 호소하지 않을 넉넉함이다.
디자인은 토요타의 전기차 시리즈인 bZ의 최신 ‘해머헤드’ 스타일을 적용해 날렵하고 미래적인 인상을 준다. 앞유리 위쪽에 달린 라이다(LiDAR) 센서는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품고 있음을 암시하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충격의 ‘화웨이 인사이드’
bZ7이 시장에 던진 진짜 충격은 따로 있다. 바로 ‘토요타 순혈주의’의 종말이다. 자동차의 심장인 구동 모터는 화웨이가 만든 281마력짜리 고성능 모터가 들어간다. 실내의 거대한 스크린을 움직이는 운영체제(OS) 역시 화웨이의 ‘하모니 OS’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차량과 집안의 가전제품을 연결하는 스마트 생태계는 샤오미의 기술을, 자율주행 시스템은 모멘타의 기술을 빌려왔다. 이는 자동차가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시대’로 넘어왔음을 인정하고, 자체 역량만으로는 중국의 IT 공룡들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토요타의 냉정한 현실 인식이 깔린 결정이다.
1등의 굴욕? 아니, 영리한 생존법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하던 토요타가 꺼내 든 승부수다. 중국 소비자들은 강력한 성능과 최첨단 IT 기술의 결합을 선호하고, 이제 ‘화웨이 인사이드’는 현지에서 강력한 품질 보증수표로 통한다. 1등의 굴욕이 아니라, 시장을 되찾기 위한 가장 영리한 생존법을 택한 셈이다.
비록 bZ7이 중국 전용 모델로 남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번 협업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세계 최고의 하드웨어 제조사가 소프트웨어 기술을 수혈받기 시작했다는 것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패권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인 장면이다.
저작권자 ⓒ newsWA,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