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차’로 불리며 단종 후에도 인기 높았던 모하비의 귀환에 국내 소비자 기대감 증폭

단종의 아쉬움도 잠시, ‘왕의 귀환’이 현실이 되고 있다. 한때 국산 프레임 SUV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정의선의 차’가 현대차의 이름으로 부활을 예고했다. 현대자동차가 북미 시장을 겨냥한 정통 보디 온 프레임(Body-on-frame) 방식의 픽업트럭과 SUV 개발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싼타크루즈와는 격이 다른 ‘진짜’가 온다

현대차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까지 보디 온 프레임 기반의 중형 픽업트럭과 SUV를 출시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는 기존의 모노코크 보디(차체와 프레임이 하나인 구조) 기반의 소형 픽업트럭 싼타크루즈와는 완전히 결이 다른 모델이다.
기아 모하비 측정면 (출처=기아)
보디 온 프레임 구조는 단단한 뼈대 위에 차체를 얹는 방식으로, 강력한 내구성과 험로 주파 능력, 월등한 견인력이 장점이다. 현대차가 이 정통 방식을 택한 것은 픽업트럭의 본고장이자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 포드, GM 등과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싼타크루즈가 도심형 픽업트럭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했다면, 이번 신차는 ‘진짜 트럭’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정조준한다.

‘정의선의 차’ 모하비의 화려한 귀환

이번 발표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단종된 기아 모하비의 부활 가능성 때문이다. 모하비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기아 사장 시절 개발을 진두지휘해 ‘정의선의 차’라는 별칭을 얻은 모델이다. 강력한 V6 디젤 엔진과 프레임 보디가 주는 특유의 단단함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했으나, 지난해 7월 아쉽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더 기아 타스만 X Pro (출처=기아)
단종 이후에도 모하비의 인기는 식지 않았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신차 가격을 넘어서는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가 동일한 프레임 방식의 SUV를 내놓는다는 소식은 사실상 ‘모하비의 부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존 모하비 수요를 흡수하고, 정통 SUV를 갈망하던 국내 소비자들의 갈증을 해소해 줄 완벽한 대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더 기아 타스만 측정면 (출처=기아)

기아 타스만과 함께 시장 판도 흔든다

현대차의 이번 도전은 기아의 픽업트럭 ‘타스만’과 함께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프레임바디 라인업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비록 현대차의 신형 픽업트럭과 SUV는 북미 시장을 우선 목표로 개발되지만, 국내 출시 요구가 빗발칠 것은 자명하다.
타스만(사진=기아 제공)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모하비 단종으로 국산 프레임 SUV의 명맥이 끊길 것을 아쉬워하는 소비자가 많았다”며 “현대차가 내놓을 정통 SUV는 이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며 국내 대형 SUV 시장의 판도를 단숨에 바꿀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2030년을 향한 현대차의 담대한 도전이 어떤 결과물로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