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세상 가장 합리적인 선택, 유지비 걱정 덜어주는 ‘가성비 끝판왕’

LPG 자동차의 시대가 다시 오고 있다. 최첨단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가 도로를 점령한 지금, 자동차를 가장 잘 알고 가장 오래 타는 ‘프로’들은 왜 구시대의 유물처럼 여겨졌던 LPG 차량을 다시 주목할까? 자동차 정비사들에게 “만약 당신 차를 산다면?”이라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망설임 없이 “LPG차”를 꼽는다. ‘힘이 약하고 겨울에 고장 난다’는 낡은 편견 속에 가려졌던 진짜 매력이 역주행을 시작했다.
KGM 도넛형 LPG 봄베 (출처=KG-모빌리티)

숫자가 증명하는 압도적 경제성

LPG 차량을 선택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는 역시 ‘돈’이다. 2025년 9월 현재, 리터당 1,660원을 훌쩍 넘는 휘발유와 달리 LPG 충전 가격은 1,0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도 같은 값에 40% 이상 더 달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LPG 도넛 탱크 (출처=르노코리아)
이게 다가 아니다. 전기차처럼 수백만 원짜리 배터리 교체 걱정도, 하이브리드차의 복잡한 시스템 고장 우려도 없다. 엔진 구조가 단순해 수리할 일이 적고, 부품값마저 저렴하다. 당장의 연료비는 물론 장기적인 유지보수 비용까지, 타는 내내 돈을 버는 셈이다.

50만km 거뜬한 ‘강철 심장’의 비밀

“택시는 어떻게 그렇게 오래 타요?” 정답은 연료에 있다. 기체 상태로 연소하는 LPG는 엔진 내부에 카본 찌꺼기 같은 불순물을 거의 남기지 않는다. 사람으로 치면 기름진 음식 대신 건강식만 먹는 셈이다.
현대 쏘나타 LPG 모델 엔진룸 (출처=현대차)
이 ‘클린 연소’ 방식 덕분에 엔진의 혈액인 엔진오일이 훨씬 깨끗하게 유지되고, 연료를 뿜는 인젝터나 점화 플러그 같은 핵심 부품들의 수명도 덩달아 길어진다. 수십만 킬로미터를 달려도 엔진 컨디션이 짱짱하게 유지되는 이유다. 정비사들이 LPG 차량의 내구성을 신뢰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힘 약한 가스차’는 옛말…하이브리드급 정숙성은 덤

“LPG차는 힘이 약하다”는 말은 LPi(액상 직접분사) 엔진의 등장과 함께 옛말이 됐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LPi 엔진은 가솔린 엔진 성능의 90% 이상을 따라잡았으며, 일상 주행에서는 차이를 느끼기 힘들 정도다.
기아 스포티지 LPG 모델 (출처=기아)
오히려 연소 폭발이 부드러워 소음과 진동은 가솔린차보다 한 수 위다. 실제로 2025년형 K8이나 스포티지 LPG 모델의 정숙성은 “하이브리드차와 구분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 과거의 단점은 지우고, 장점은 극대화하며 완벽한 진화를 이뤄냈다.

물론 트렁크 공간을 차지했던 LPG 탱크는 이제 스페어타이어 공간에 쏙 들어가는 ‘도넛 탱크’로 바뀌어 단점이 사라진 지 오래다. 복잡하고 비싼 차들 사이에서 가장 실용적이고 똑똑한 선택지를 찾는다면, 프로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LPG 자동차의 가치를 다시 볼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