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FSD(Full Self-Driving) 구독형 선물 프로그램 연내 출시.

월 99달러(약 14만원) 체험 기회 제공으로 FSD 대중화 및 판매 확대 노린다.

테슬라 완전 자율주행 FSD(Full Self-Driving) / 테슬라
테슬라가 자사의 핵심 기술인 ‘풀 셀프 드라이빙(Full Self-Driving, FSD) 슈퍼바이즈드’ 기능을 연말 선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놓는다. FSD의 높은 가격 장벽을 ‘구독 선물’이라는 형태로 낮춰, 더 많은 운전자가 이 기능을 경험하게 만들고 잠재적인 구매를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테슬라의 라즈 제가나단 임원은 최근 “연말 연휴(크리스마스) 전에 FSD 선물 프로그램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차량 소유주가 자신의 계정으로만 구독해야 했던 FSD를, 친구나 가족 등 다른 테슬라 소유주에게 특정 기간 구독권을 선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8,000달러 문턱 낮춘 ‘월 99달러’ 구독 선물”

현재 테슬라 FSD 슈퍼바이즈드 기능은 미국 시장 기준, 일시불 구매 시 8,000달러에 달한다. 상당한 추가 비용 탓에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이 많았다. 이에 테슬라는 월 99달러의 구독형 모델을 대안으로 제공해왔다.

이번 ‘선물 프로그램’은 이 구독형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FSD를 경험해 보지 못한 소유주에게 1개월 혹은 그 이상의 구독권을 선물함으로써, FSD의 효용성을 직접 체험하게 하려는 의도다. 테슬라 측은 FSD를 한번 경험하면 그 편리함 때문에 계속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 FSD 이용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FSD는 운전 스트레스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매우 유용한 기능”이라고 평가했다.

테슬라 FSD(Full Self-Driving) / 테슬라

머스크의 자신감?...“일단 써보면 못 끊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과거부터 FSD의 가치를 강조하며 “구독보다는 일시불 구매가 장기적으로 더 경제적일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FSD가 완전 자율주행에 가까워지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 공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FSD 월 구독료는 초기의 199달러에서 현재 99달러로 오히려 인하됐다. 이는 FSD 기능 고도화와는 별개로,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FSD 구독 선물이 가능해진 것 역시 이러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의 연장선이다.
테슬라 실내 / 테슬라

국내 도입은 미정...하드웨어 조건 확인 필수

새로운 FSD 선물 프로그램은 우선 미국과 캐나다 등 기존에 FSD 구독이 활성화된 국가를 중심으로 연말 이전에 시작될 예정이다. 호주, 뉴질랜드 등 일부 시장에서도 가능성이 언급되지만, 국내 도입 여부와 정확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선물 구독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차량이 FSD용 하드웨어(HW 3.0 이상)를 탑재하고 있어야 하는 등 기존 구독 조건과 동일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FSD의 높은 가격 장벽을 ‘체험’이라는 방식으로 우회해 잠재 고객을 락인(Lock-in)하려는 영리한 전략”이라며 “구독형 서비스가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FSD 구독 기프트카드 출시 / 테슬라


정태영 기자 tae0@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