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0% 관세와 상반된 캐나다의 파격 결정, 국내 완성차 업계 긴장
농산물과 맞바꾼 전기차 시장… 북미 시장 판도 바뀔까?
미국이 100% 관세 장벽을 쌓아 올리는 동안, 캐나다가 중국산 전기차에 빗장을 풀었다. 중국산 전기차에 적용되던 100% 관세를 6.1%로 대폭 낮추기로 합의하면서 북미 전기차 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한다.
캐나다 정부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최혜국 대우 기준인 6.1%로 낮추고, 연간 최대 4만 9000대의 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 물량은 캐나다 신차 시장의 3% 미만에서 시작해 5년 차에는 연 7만 대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이는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유지하는 미국과 완전히 상반된 행보다.
캐나다 정부는 3만 5000달러(약 4800만 원) 미만의 저렴한 중국 전기차가 자국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히고, 동시에 합작 투자 유치와 공급망 확충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차와 농산물 맞바꾼 실용적 타협
이번 합의의 핵심은 ‘전기차-농산물 맞교환’이라는 실용적 외교 카드다. 캐나다가 중국산 전기차 시장을 열어주는 대가로, 중국은 캐나다산 카놀라씨에 대한 관세를 기존 약 85%에서 15%로 크게 낮추기로 했다. 더불어 카놀라박, 해산물, 완두콩 등에 부과하던 반덤핑 관세도 연말까지 유예한다.
이러한 조치로 캐나다 농가와 수산·가공업계는 약 30억 달러(약 4조 1500억 원) 규모의 추가 수출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 간 관세 충돌 국면에서 실물 교역을 복원하는 현실적인 타협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미 시장 우회 진출 교두보 되나
업계는 캐나다의 이번 결정이 중국 전기차의 북미 시장 우회 진출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미 멕시코 시장에서는 BYD를 필두로 한 중국 브랜드가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캐나다까지 관문을 열면서, 미국 북부 국경과 인접한 지역으로 중국산 전기차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들은 2030년경 중국 브랜드의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30%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중국의 BYD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2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지리그룹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 등 국내 업계 초비상
중국 전기차의 캐나다 상륙은 북미를 핵심 수익원으로 삼고 있는 현대차그룹에 상당한 위협이다. 특히 3만 5000달러 미만의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풀릴 경우, 가격 경쟁은 피할 수 없게 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아이오닉 시리즈와 EV 시리즈를 앞세워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맞설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자국 내 생산과 고용을 전제로 중국 기업의 진출을 제한적으로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100%라는 강력한 관세 장벽을 유지하는 한 중국의 우회 진출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 캐나다의 결정이 북미 전기차 시장의 경쟁 구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