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배터리 탑재한 르노 ‘그랑 콜레오스’, LG에너지솔루션 특허 침해 혐의로 무역위 조사 착수
최악의 경우 판매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 르노코리아 사업 전략 전반에 ‘빨간불’
르노코리아가 내수 판매 실적을 견인하던 핵심 차종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주력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에 탑재된 중국산 배터리가 LG에너지솔루션의 원천 특허를 침해했다는 혐의로 조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최근 자동차용 배터리팩 특허 침해에 대한 불공정 무역행위 조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를 위임받은 특허관리전문회사(NPE) ‘튤립이노베이션’의 신청으로 이뤄졌다. 피신청인은 중국 배터리 제조사 신왕다(Sunwoda)와 완성차 업체인 중국 지리자동차다.
르노코리아 구원투수 그랑 콜레오스 직격탄
문제는 이 조사 대상 기술이 적용된 차량이 국내에서는 사실상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가 유일하다는 점이다. 그랑 콜레오스는 르노코리아의 전동화 전략 핵심 모델이자, 지난해 전체 내수 판매량의 약 78%를 차지한 절대적인 ‘효자’ 모델이다.
2024년 출시 이후 부진했던 브랜드의 실적을 단숨에 끌어올리며 경영 정상화의 일등 공신으로 꼽혔다. 특히 중국 지리자동차의 모델을 기반으로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해 높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 그러나 바로 그 가격 경쟁력의 원천이었던 중국산 배터리가 이제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형국이다.
최악의 시나리오 판매 중단 가능성
무역위원회의 조사는 이제 막 시작됐지만, 만약 특허 침해가 사실로 인정될 경우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위는 해당 제품의 수입 및 판매 중지, 폐기 처분 등 강력한 시정 조치를 내릴 수 있다. 이는 그랑 콜레오스의 국내 판매가 전면 중단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르노코리아 입장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최악의 시나리오다. 더 큰 문제는 최근 출시한 신차 ‘필랑트’ 역시 그랑 콜레오스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태가 신차 판매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는 합의에 무게 가격 인상 불 보듯
다만 업계에서는 당장의 판매 중단보다는 양측이 특허 사용료를 지급하는 방식의 라이선스 계약으로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과거 글로벌 배터리 특허 분쟁 사례에서도 극단적인 판매 금지보다는 합의로 마무리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합의에 이르더라도 르노코리아의 부담은 불가피하다. 특허 사용료 지급은 곧 차량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결국 차량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지면서 그랑 콜레오스가 가졌던 ‘가성비’ 매력이 희석될 수 있다. 르노코리아는 “주요 부품 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며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은 상태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