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옵티머스를 넘어선 현대차 아틀라스, 2026년 생산 물량 완판
인간의 개입 없는 ‘다크 팩토리’,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바꾼다
불 꺼진 공장에서 로봇이 자동차를 조립하는 ‘다크 팩토리’. 공상 과학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현대차그룹이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를 앞세워 이 미래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옵티머스’로 세상을 놀라게 한 사이, 현대차는 이미 한발 앞서 나간 모양새다.
아틀라스의 압도적인 성능과 현대차의 구체적인 자동화 계획, 그리고 테슬라와 샤오미 등 경쟁자들과의 치열한 수 싸움은 자동차 산업의 지각 변동을 예고한다. 과연 현대차는 로봇 경쟁에서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을까.
CES를 휩쓴 아틀라스, 시작부터 달랐다
지난 ‘CES 2026’에서 단연 최고의 스타는 현대차의 아틀라스였다. ‘최고 로봇’으로 선정되며 기술력을 입증한 아틀라스는 단순한 시제품이 아니다. 56개의 관절로 사람처럼 유연하게 움직이고, 360도 카메라로 주변을 인식하며, 50kg의 무게를 거뜬히 들어 올린다.
영하 20도의 혹한이나 궂은 날씨에도 문제없는 IP67 등급의 방수·방진 능력까지 갖췄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CES 현장에서 아틀라스의 상업용 모델 양산을 공식화했으며, 2026년 생산 물량은 공개와 동시에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구글 딥마인드와 손잡고 개발 중인 AI ‘제미나이’는 이 로봇의 두뇌가 될 것이다.
사람의 자리를 채우는 로봇들, 현대차의 현주소
현대차그룹의 야심은 미국 조지아 공장(HMGMA)에서 엿볼 수 있다. 이미 프레스, 차체, 도장 공정은 100% 자동화를 달성했다. 사람의 손길이 가장 필요하다고 여겨졌던 조립 공정마저 자동화율 40%를 넘어서며 ‘무인 공장’의 꿈에 다가서고 있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총 50조 5,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 완전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의 최신 GPU 5만 개를 확보하고, 수천 대의 로봇을 지휘할 AI 슈퍼컴퓨터 개발에도 착수했다.
테슬라와 샤오미의 엇갈린 전략
경쟁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테슬라는 옵티머스의 대량 생산을 위해 기존 모델S와 모델X 생산 라인까지 철거하며 ‘올인’하는 모습이다. 연간 100만 대 생산, 2만 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로봇 대중화를 노린다.
반면 현대차 아틀라스는 연간 3만 대 생산을 목표로, 산업 현장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한다. 한편, 샤오미는 이미 베이징 공장에서 76초마다 전기차 한 대를 생산하는 91% 자동화율의 다크 팩토리를 가동하며 조용히 실력을 증명하고 있다.
남겨진 과제, 기술과 노동의 공존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에 대한 우려는 현실적인 문제다. 국내 현대차 노조는 아틀라스의 국내 공장 도입에 강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인간이 수행하기 힘들고 위험한 작업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할 것”이라는 원칙을 내세우며 사회적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 중이다. 첨단 기술의 발전과 기존 노동의 공존이라는 어려운 숙제가 이제 막 우리 사회 앞에 놓였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