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군사 긴장 고조에 세계내구선수권(WEC) 카타르 개막전 결국 연기 결정.
바레인 테스트 취소된 F1 역시 초비상, 사우디 WRC 최종전도 불투명해지며 팬들 우려 커져.
고조되는 군사적 긴장감이 결국 세계적인 레이싱 대회의 운명까지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당장 세계내구선수권(WEC)을 시작으로 포뮬러 1(F1), 세계랠리선수권(WRC)까지 연쇄적인 일정 차질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연 팬들은 예정대로 서킷의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을까.
결국 연기된 WEC 개막전, 시즌 판도 흔들리나
가장 먼저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것은 세계내구선수권(WEC)이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은 선수와 관계자, 팬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3월 말 카타르 루사일 서킷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6시즌 개막전 ‘카타르 1812km’의 연기를 공식 발표했다.시즌 개막전은 각 팀이 동계 테스트 동안 갈고닦은 기술력을 처음으로 실전에서 비교하고, 경쟁 차량의 성능을 가늠하는 중요한 무대다. 이 첫 단추가 어그러지면서 시즌 전체의 판도 예측이 더욱 힘들어졌다.
이번 결정으로 4월 중순 이탈리아 이몰라 서킷에서 열리는 ‘6시간 이몰라’ 레이스가 사실상 시즌 첫 경기가 되었다.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은 토요타, 페라리, BMW, 푸조 등 하이퍼카 클래스에 출사표를 던진 주요 제조사들의 시즌 전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제네시스 마그마 프로젝트의 첫 도전 무대가 될 예정이었기에 국내 팬들의 아쉬움은 더욱 크다. 연기된 카타르 라운드의 추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F1도 초비상, 중동 4개 그랑프리 운명은
모터스포츠의 정점인 포뮬러 1(F1)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바레인에서 예정됐던 타이어 테스트가 취소되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2026시즌 F1 캘린더에는 총 24개 라운드 중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부다비까지 무려 4개의 그랑프리가 중동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바레인은 시즌 개막전, 아부다비는 최종전이라는 상징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파급력은 더욱 크다.
여기에 지리적으로 인접한 아제르바이잔 그랑프리까지 포함하면 최대 5개 대회가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놓인다. ‘움직이는 서커스’라 불리는 F1은 한 번의 레이스를 위해 수천 명의 인력과 수백 톤에 달하는 화물이 대륙을 넘나든다. 머신과 예비 부품은 물론, 방송 중계 장비, 팀별 통신 시스템, 심지어 선수 휴게 공간까지 통째로 옮겨 다닌다.
만약 공역이 통제되거나 물류 이동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한두 대회의 문제가 아닌 시즌 전체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WRC 최종전까지 번진 우려, FIA의 공식 입장
불안감은 세계랠리선수권(WRC)으로도 번지고 있다. 오는 1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즌 최종전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록 직접적인 분쟁 지역은 아니지만, 역내 긴장이 계속될 경우 안전과 물류 운영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챔피언이 결정될 수 있는 최종전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시즌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은 최근 공식 성명을 통해 “모든 참가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FIA는 “현지 상황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으며, 각국 모터스포츠 단체와 긴밀히 협력해 모든 대회의 개최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터스포츠 팬들의 애타는 기다림 속에서 F1을 비롯한 레이싱계가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