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 최초 S&P 글로벌 ESG 연보 등재, 9200개 기업 중 자동차 부문 5위 달성

가격 경쟁력을 넘어 지속가능경영으로 글로벌 위상을 바꾸고 있는 지리자동차의 핵심 전략을 살펴본다.

지커9X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한 3월, 자동차 시장에 의외의 소식이 전해졌다. 흔히 ‘가성비’로만 여겨지던 중국 자동차 기업이 전 세계 9,200여 개 기업이 경쟁하는 지속가능성 평가에서 최상위권에 오른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기업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을 넘어, 중국 자동차 산업 전체의 이미지를 뒤바꿀 만한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지리자동차그룹이 이뤄낸 이번 성과의 배경에는 체계적인 **친환경 전략**, 깐깐한 **공급망 관리**, 그리고 구체적인 **탄소 감소 체계**가 있었다. 과연 중국 자동차는 어떤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것일까?

9200개 기업 중 단 8곳, 좁은 문을 뚫다



S&P 글로벌이 최근 발표한 ‘2026 글로벌 지속 가능성 연보’는 전 세계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수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다. 올해는 9,200개가 넘는 기업이 평가에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특히 자동차 부문에서는 78개 글로벌 제조사가 평가를 받았는데, 최종 연보에 이름을 올린 곳은 단 8곳에 불과했다.

지리보위에 cool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지리자동차그룹은 당당히 5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ESG 경쟁력을 입증했다. 볼보, 폴스타, 지커 등 유수의 브랜드를 산하에 둔 지리차의 이번 성과는 중국 자동차 기업으로서는 최초다. 더욱이 전년 대비 가장 큰 개선을 이룬 기업에게 주어지는 ‘인더스트리 무버(Industry Mover)’ 등급까지 획득하며 그 성장세를 증명했다.

일회성 아닌 3년간의 꾸준한 성과



지리차의 ESG 성과는 결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S&P 글로벌이 매년 발표하는 지속 가능성 연보의 중국판에서 지리차는 이미 3년 연속으로 자국 자동차 기업 중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지켜왔다.

지리 싱위에L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해에는 중국 기업 최초로 S&P CSA(기업 지속가능성 평가)에서 상위 1%에 포함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전기차를 많이 생산하는 것을 넘어, 부품 조달부터 생산, 폐기까지 전 과정에 걸친 지속 가능한 경영 체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했기에 가능한 성과로 분석된다.

원 지리 전략, 목표는 2030년 탄소중립



이러한 성과의 중심에는 지주회사인 지리홀딩그룹의 장기 계획 ‘원 지리(One Geely)’ 전략이 있다. 5개년 계획으로 추진되는 이 전략의 핵심 목표는 2030년까지 그룹 전체의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차량의 생애주기 전체에서 친환경 소재 사용 비중을 높이고, 주요 생산 공장의 탄소중립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그룹 내에서 그치지 않고 수백 개에 달하는 협력사들이 탄소 감축 로드맵을 수립하도록 지원하며 공급망 전체의 친환경 전환을 이끌고 있다. 이는 ESG 경영이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기업 운영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중국차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하다



과거 중국 자동차 산업은 가격 경쟁력과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한 대량 생산에 의존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지리차의 사례는 이제 중국 자동차 산업이 질적 성장을 통해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지리차는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를 필두로 ESG 기반 경영을 더욱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친환경 기술과 지속가능성을 무기로 한 중국 자동차의 등장은 향후 글로벌 시장은 물론, 국내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