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펜트하우스, 1억대 SUV와 함께 20년 넘은 ‘100만원대’ 그랜저 XG를 소유한 배우 김광규.

그가 오래된 차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한 ‘검소함’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김광규 / JTBC ‘혼자는 못 해’ 캡처


성공의 척도가 고급 자동차로 여겨지는 시대, 배우 김광규의 남다른 선택이 잔잔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20억 원대 송도 펜트하우스와 1억 원이 넘는 고급 SUV의 주인이지만, 그의 차고 한편에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그의 독특한 자동차 생활을 **자산 규모**, **오래된 세단**, 그리고 **개인적 가치**라는 세 가지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어째서 그는 20년 넘은 차를 여전히 곁에 두는 것일까?

성공의 상징, 20억 펜트하우스와 레인지로버



배우 김광규의 주거지는 인천 송도에 위치한 약 60평대, 시세 20억 원에 달하는 주상복합 펜트하우스다. 오랜 무명 생활 끝에 노력으로 마련한 ‘내 집’이라는 점에서 그의 성공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여기에 그의 또 다른 자산은 1억 3천만 원부터 시작하는 랜드로버의 고급 SUV, 레인지로버 스포츠다. 강력한 성능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많은 이들의 ‘드림카’로 꼽히는 모델이다. 여기까지는 자산 규모에 걸맞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성공한 연예인의 모습이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 랜드로버


시간이 멈춘 듯한 100만원대 그랜저 XG



그의 화려한 자산 목록 옆에는 20년의 세월을 간직한 현대 그랜저 XG가 나란히 서 있다. 1998년, ‘성공하면 그랜저’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부와 성공의 아이콘이었던 모델이다. 프레임리스 도어와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당시 국산차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이 모델의 중고 시세는 차량 상태에 따라 100만 원에서 300만 원대에 불과하다. 최신 부품 수급의 어려움과 높은 유지보수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올드카’의 영역에 들어선 지 오래다. 요즘 기준으로는 연비도 좋지 않고 편의 장비도 부족하다. 그럼에도 김광규는 이 차를 20년 넘게 소유하고 있다.

단순한 절약 아닌, 인생의 동반자



운전 중인 김광규 / MBC ‘나혼자 산다’ 캡처


일각에서는 그의 검소한 성품을 칭찬하지만, 단순히 돈을 아끼기 위한 선택으로 보기는 어렵다. 1억 원이 넘는 차를 운용하면서 낡은 차 한 대를 유지하는 것은 오히려 더 많은 정성과 비용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차일수록 세금이나 보험료는 저렴할지 몰라도, 예기치 못한 수리비가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다.
과거 그는 방송에서 집보다 차를 먼저 샀던 젊은 시절을 후회한다고 말한 바 있다. 어쩌면 그랜저 XG는 그에게 있어 성공의 기쁨보다는, 치열하게 살았던 지난날을 잊지 않게 해주는 ‘증표’와 같은 존재일 수 있다. 함께 울고 웃었던 시간을 간직한, 단순한 기계 이상의 동반자인 셈이다.
이러한 그의 모습에 네티즌들은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이 보기 좋다”, “진정한 부자는 과시하지 않는다”와 같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로 보는 개인의 가치관



김광규의 사례는 자산 규모와 소비 패턴이 반드시 정비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예시다. 많은 이들이 성공하면 가장 먼저 차부터 바꾸는 세태 속에서, 그의 선택은 ‘성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최신 기술과 편의성, 이른바 ‘하차감’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손때 묻은 오래된 물건이 주는 위안과 가치가 더 클 수 있다. 자동차가 단순한 과시용 수단을 넘어 개인의 역사와 철학을 담는 그릇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그의 낡은 그랜저가 조용히 말해주고 있다.

그랜저 XG / 카이즈유


김광규 / SBS ‘내겐 너무 까칠한 매니저-비서진’ 캡처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