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판매 48% 늘어도 웃지 못하는 속사정

고수익 브랜드 부진에 수익성 경고등 켜졌다



현대자동차의 2024년 실적에 경고등이 켜졌다. 글로벌 판매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그룹의 수익성을 책임지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판매량이 급감하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시장은 제네시스의 부진을 ‘수익성 구조’, ‘하이브리드 라인업 부재’, 그리고 ‘내수 시장 위축’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압축한다. 전기차 판매는 오히려 늘었지만, 현대차가 웃지 못하는 복합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올해 1~5월 현대차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162만 7623대로, 전년 동기 대비 4.7% 줄었다.
특히 내수 시장의 하락 폭이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국내 판매량은 25만 8481대로 11.7%나 감소해 해외 판매 감소율(3.2%)의 세 배를 넘어섰다. 소비 위축과 내수 경쟁 심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판매량 감소보다 제네시스 부진이 더 치명적인 이유





전체 판매량 감소보다 시장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제네시스의 부진이다. 제네시스는 평균 판매 가격이 8000만 원에 육박하는 고수익 브랜드로, 현대차 전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올해 1~5월 제네시스 판매량은 3만 908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 660대)보다 22.8%나 급감했다. 이는 현대차의 수익성 구조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시장이 지목한 원인은 하이브리드 라인업 부재였다



업계에서는 제네시스 부진의 핵심 원인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의 부재를 꼽는다. 최근 고유가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로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제네시스는 이에 대응할 라인업을 갖추지 못했다. G80, GV80 등 주력 모델의 하이브리드 버전은 빨라야 내년에나 출시될 예정이다.
지금 당장 하이브리드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 입장에선 제네시스를 선택지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당분간 판매량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반면 전기차 판매는 늘었다. 올해 1~5월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3만 2942대로 전년 대비 48.8% 증가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안심할 수 없다. 테슬라를 필두로 한 글로벌 가격 인하 경쟁과 기아 EV3 등 가성비 높은 경쟁 모델의 등장은 전기차 부문의 수익성 확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전기차를 많이 팔수록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딜레마를 안겨준다.

현대차는 하반기 그랜저, 아반떼 등 주력 모델의 신차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결국 현대차의 올해 실적은 고수익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판매 회복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