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모델3·Y인데 미국산은 되고 중국산은 안 되는 상황

핵심은 차량 성능이 아니었다, 국내 인증·법규와 얽힌 복잡한 배경



테슬라 계약을 앞두고 900만 원에 달하는 완전자율주행(FSD) 옵션을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섣불리 추가했다간 돈만 날릴 수 있다. 핵심은 차량의 `생산지`와 국내 `인증` 규정, 그리고 지불한 `가격`의 가치에 있었다.

최근 이 문제로 일부 테슬라 차주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단순한 소프트웨어 오류가 아니었다. 예상치 못한 곳에 거대한 장벽이 존재했다.

생산지 한 단어에 기능이 갈렸다





같은 테슬라 모델이라도 생산 공장에 따라 국내에서 쓸 수 있는 기능이 달라진다.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은 한·미 FTA에 따른 안전기준 동등성 원칙이 적용된다. 덕분에 미국 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을 충족하면 FSD 같은 첨단 기능을 별도 인증 없이 활성화할 수 있다.

반면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모델3와 모델Y는 유럽(EU) 기준으로 형식 승인을 받는다. 국내법상 추가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FSD 기능을 켤 수 없도록 제한된다. 차량의 기계적 성능 차이가 아니라, 법과 인증 체계의 차이가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이다.

17만 대 넘는 차가 발이 묶인 배경





문제는 국내에 판매된 테슬라 대부분이 중국산이라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테슬라 중 97.6%에 해당하는 17만 6,392대가 FSD 사용이 불가능한 모델3와 모델Y다.

현재 국내에서 FSD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차량은 미국산 모델 S, 모델 X, 사이버트럭뿐이다. 이들의 등록 대수는 총 4,292대로, 전체의 2.4%에 불과하다. 대다수 오너가 첨단 기능을 그림의 떡처럼 바라봐야 하는 셈이다.

900만 원 옵션 가격이 논란이 된 이유





소비자 불만은 거액의 비용과 직결된다. FSD 옵션 가격은 약 900만 원 수준이다. 일부 차주들은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기대로 비용을 지불했지만, 정작 기능 활성화가 기약 없이 미뤄지자 집단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최근 테슬라가 월 15만 원 수준의 FSD 구독 서비스를 거론하고 있지만, 이 역시 기능 활성화가 원천적으로 막힌 중국산 모델 차주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만약 지금 테슬라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이 상황을 반드시 인지하고 옵션을 선택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관련 국내 규정 개정이 예상되는 2027년 이후에야 중국산 모델의 FSD 적용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본다. 다만 이마저도 확정된 일정은 아니다. 또한 FSD 역시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한 레벨2 수준의 주행보조 시스템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옵션표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차량의 생산국이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