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전시장부터 서울 UX 스튜디오까지, 상 휩쓴 진짜 이유

자동차 외관 넘어 브랜드 공간·콘텐츠로 세계 정상에 올라



현대차그룹의 디자인 경쟁력이 세계 무대에서 다시 한번 입증됐다. 자동차의 외형을 넘어 브랜드가 고객과 만나는 공간과 경험, 콘텐츠까지 디자인 영역을 확장한 결과다. 이번 수상으로 현대차와 기아가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의 깊이와 폭이 드러났다.

현대차·기아는 ‘2024 레드 닷 어워드: 브랜드 &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에서 최우수상 2개와 본상 15개, 총 17개의 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레드 닷 어워드는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미국 IDEA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힌다. 단순히 제품의 심미성을 평가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가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 전반을 심사한다.

이번 수상 목록에는 자동차 전시장, 사용자 경험(UX) 연구소, 국제 전시관, 브랜드 출판물까지 다양하게 포함됐다. 이는 현대차의 디자인 역량이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자동차 전시장이 아니었다, 청주에서 터진 최우수상



가장 주목받은 수상작은 뜻밖의 장소에서 나왔다. 제네시스 청주 전시장이 리테일 디자인 분야에서 최고상인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를 수상한 것이다. 단순히 차를 구경하고 구매하던 전시장이 지역 문화와 만났을 때 어떤 평가를 받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네시스 청주는 ‘교감으로 빚은 켜’라는 콘셉트로 설계됐다. 청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직지’와 ‘한지’에서 영감을 얻어, 지역 고유의 공예 문화를 공간에 녹여냈다.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장인 정신을 지역성과 연결해 브랜드 정체성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개발실 문 열자 상이 쏟아진 UX 스튜디오의 비밀



또 다른 최우수상은 현대차 UX 스튜디오 서울이 차지했다. 디지털 솔루션 분야에서 최고 평가를 받았고, 인테리어와 전시 디자인 분야에서도 본상을 추가했다. 이곳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 최초로 시도된 개방형 UX 연구 공간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UX 스튜디오 서울의 핵심은 ‘고객 참여’다. 기업 내부에서 비밀리에 진행되던 UX 연구 과정을 일반 고객에게 완전히 개방했다. 고객은 개발 중인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의견을 내며, 이 피드백이 실제 차량 개발에 반영되는 상시 연구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사용자와 개발자의 거리를 좁혀 실제 운전자가 원하는 경험을 찾아내겠다는 현대차의 의지가 담겨있다.



차량 넘어 콘텐츠까지, 디자인 영역 확장한 현대차



수상은 오프라인 공간에만 머물지 않았다. 현대차가 올해 초 선보였던 ‘CES 2024’ 전시관 역시 박람회 및 인테리어 건축 콘셉트 분야에서 본상을 받았다. 인간 중심의 AI 로보틱스라는 미래 비전을 기술 나열이 아닌,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이해하는 방식으로 풀어낸 점이 주효했다.

브랜드 활동과 출판물 등 다양한 콘텐츠도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소아암 환우 지원 캠페인 ‘호프 온 휠스’, 현대차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현대 헤리티지 매거진’, 신입사원을 위한 ‘현대 온보딩 키트’까지 본상을 수상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고객뿐 아니라 내부 구성원과의 소통까지 디자인의 영역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