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1년 만에 2000만원 넘게 하락한 EV9 중고차 시세

단순 가격보다 주행거리·배터리 상태 꼼꼼히 따져야 하는 이유

EV9 / 사진=wikimedia Charles from Port Chester, New York


기아의 플래그십 전기 SUV, EV9의 중고차 시장이 심상치 않다. 신차 가격이 6000만원을 훌쩍 넘는 이 대형 SUV가 4000만원대 매물로 등장하며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 숫자 뒤에는 반드시 확인해야 할 조건이 숨어있다.

현재 중고차 시장에 등록된 EV9 매물은 출시 초기인 2023년식에 집중되어 있다. 선택의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차량별 상태 편차가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단순히 가장 저렴한 가격만 쫓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는 상황이다.

4590만원짜리 EV9, 가격에 숨은 조건 있었다



EV9 / 사진=기아


가장 낮은 가격표가 붙은 매물은 4590만원에 등록됐다. 2023년 10월식 롱레인지 2WD 모델로, 세제 혜택 후 신차 가격(6642만원)과 비교하면 2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파격적인 가격 하락이다.

하지만 이 차량의 주행거리는 12만 9679km에 달한다. 1년도 채 안 된 기간을 고려하면 운행이 매우 많았던 셈이다. 실제로 비슷한 2023년식 매물들의 가격 중앙값은 6020만원 수준으로, 해당 매물은 과도한 주행거리 때문에 가격이 크게 낮아진 특수 사례다.

3열 공간과 넉넉한 축간거리가 중요한 이유



EV9 실내 / 사진=기아


가격의 함정을 인지했다면 EV9 본연의 가치를 살펴볼 차례다. EV9의 가장 큰 장점은 전장 5010mm, 축간거리 3100mm에 달하는 차체를 기반으로 한 넓은 실내 공간이다. 특히 3열을 성인도 큰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어 ‘패밀리카’로서의 활용성이 높다.

6인승 모델은 2열 독립 시트로 편안함을, 7인승은 실용성을 극대화했다. 3열까지 USB 포트가 마련되어 있고, 실내외에서 220V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V2L 기능도 갖췄다.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캠핑이나 차박 등 야외 활동에서 이 기능들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

같은 롱레인지인데 주행거리 다른 까닭



EV9 / 사진=기아


중고 EV9 구매 시 트림과 옵션에 따른 성능 차이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EV9은 76.1kWh 배터리의 스탠다드와 99.8kWh의 롱레인지 모델로 나뉜다. 주행거리가 중요한 전기차 특성상 대부분 롱레인지 모델을 선호한다.

여기서 또 한 번의 선택지가 나온다. 같은 롱레인지라도 구동방식과 휠 크기에 따라 주행거리가 달라진다. 19인치 휠을 장착한 2WD 모델은 복합 501km로 가장 긴 거리를 자랑하지만, AWD 모델은 445km로 줄어든다. 내 운전 습관과 주행 환경에 맞는 사양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EV9 실내 / 사진=기아


EV9 / 사진=기아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