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서 4일 만에 2500건 적발, 휴대폰·안전벨트까지 잡아내는 AI의 공포
강남 국기원사거리서 ‘꼬리물기’ 시범 도입, 계도 기간 거쳐 과태료 부과 예정

필름식 번호판 / 사진=수원도로공사


운전자들이 긴장해야 할 소식이 전해졌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고도화된 교통 단속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번 12월부터 본격적인 시범 운영이 시작된다. 단순한 과속 단속을 넘어 운전자의 사소한 습관까지 잡아내는 AI 감시망이 도로 위를 덮고 있다.

AI가 지켜보고 있다 회피 불가능한 단속



AI 교통 단속의 위력은 이미 해외 사례를 통해 입증됐다. 최근 그리스 정부가 아테네 주요 도로에 AI 기반 단속 카메라를 설치했는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단 4일 만에 2,500건이 넘는 위반 사례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특히 아테네와 피레우스를 잇는 싱그루 애비뉴에 설치된 단 한 대의 카메라가 혼자서 1,000건 이상의 위반을 잡아냈다.

이 시스템의 무서운 점은 단속 범위다. 기존 카메라는 과속이나 신호 위반 정도만 감지했지만, AI 카메라는 운전석 내부까지 들여다본다. 안전벨트 미착용은 기본이고, 운전 중 휴대폰 사용 여부까지 실시간으로 분석해낸다. 버스 전용차로 위반이나 비상 차선 남용 같은 행위도 놓치지 않는다. 위반이 감지되면 시간 정보가 담긴 영상과 이미지가 암호화되어 저장되고, 벌금 고지서는 즉시 디지털로 발송된다. 인간의 눈보다 빠르고 정확한 ‘디지털 감시자’가 등장한 셈이다.

12월 강남 국기원사거리 꼬리물기 집중 단속



한국도 이 흐름에 합류했다. 경찰청은 당장 오는 12월부터 서울 강남구 국기원사거리에서 AI 기반 ‘꼬리물기’ 단속 장비의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 꼬리물기는 교차로 정체의 주범으로 꼽히지만, 현장 경찰관 없이는 단속이 어려웠던 항목이다.

새로 도입되는 AI 시스템은 정차 금지 구역이 표시된 교차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녹색 신호를 받고 진입했더라도, 전방 정체로 인해 적색 신호로 바뀐 뒤까지 교차로 내부에 머물러 있다면 단속 대상이 된다. 승용차 기준 과태료는 5만 원이다. 다만 운전자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3개월간의 계도 기간을 거쳐 실제 과태료 부과는 추후 이루어질 예정이다.

경찰청은 이번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2026년에는 상습 정체 교차로 10곳으로, 2027년에는 전국 883개 교차로로 AI 단속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 단속 장비에도 꼬리물기 감지 기능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형식으로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번호판 교체와 후면 단속의 진화



단속 장비뿐만 아니라 번호판 시스템도 바뀐다. 2026년 11월 말부터 야간 인식률을 획기적으로 높인 ‘필름식 번호판’이 도입된다. 기존 홀로그램 번호판이 야간이나 악천후 시 AI 인식률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새로운 번호판은 어두운 환경에서도 AI가 번호를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후면 단속 카메라’의 성능 향상도 주목해야 한다. 그동안 단속 사각지대에 있던 오토바이뿐만 아니라,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는 일반 차량의 얌체 운전도 잡아낸다. 전방 카메라를 지나쳤다고 안심하고 속도를 높이거나 신호를 위반했다가는 뒤통수를 찍히게 된다.

이처럼 교통 단속의 패러다임이 ‘사후 적발’에서 ‘상시 정밀 감시’로 변화하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도로 위의 사각지대는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피로감을 느낄 수 있지만, 꼬리물기나 휴대폰 사용 등 고질적인 위법 행위가 근절되어 전체적인 교통 흐름과 안전이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이번 12월, 강남을 지나는 운전자라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