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쏘렌토와 동급 체격, 하이브리드 단일 모델로 승부수
렉서스급 고급감에 합리적 가격… 국산·수입 SUV 시장 동시 겨냥

크라운 시그니아 - 출처 : 토요타


국내 중형 SUV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다. 토요타가 제네시스의 대항마로 꼽히는 프리미엄 SUV ‘크라운 시그니아’의 출격을 준비 중이다. 국산 인기 모델인 싼타페, 쏘렌토와 비슷한 크기에 검증된 하이브리드 시스템, 그리고 렉서스를 연상시키는 고급감을 갖춰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싼타페 쏘렌토와 정면승부 체급



크라운 시그니아는 토요타의 TNGA-K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중형급 SUV다. 제원을 살펴보면 전장 4,930mm, 전폭 1,880mm, 전고 1,625mm, 휠베이스 2,850mm로, 국내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현대차 싼타페, 기아 쏘렌토와 거의 동일한 체급이다.

수치상으로는 전형적인 중형 SUV지만, 일반 SUV보다 전고를 낮추고 루프라인을 매끄럽게 다듬어 훨씬 세련되고 날렵한 실루엣을 자랑한다. 외관은 쿠페형 SUV에 가까운 인상을 주면서도, 실내 공간은 2열 레그룸과 헤드룸을 충분히 확보하고 트렁크 공간도 넉넉하게 설계했다. 가족용 패밀리 SUV의 실용성과 개인을 위한 프리미엄 차량의 감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려는 전략이다.

크라운 시그니아 - 출처 : 토요타


검증된 하이브리드 단일 파워트레인



크라운 시그니아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내연기관 모델 없이 하이브리드 단일 파워트레인으로만 운영된다. 2.5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2개의 전기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총출력 243마력을 발휘하며, 변속기는 eCVT가 맞물린다.

특히 전자식 사륜구동(AWD) 시스템이 기본으로 적용되어 도심 주행은 물론, 눈길이나 빗길 등 미끄러운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장한다. 이 파워트레인은 이미 캠리, RAV4 등 토요타의 여러 주력 모델을 통해 성능과 내구성, 정숙성을 입증받았다. 북미 기준 복합연비는 약 16km/L 수준으로, 동급 최고 수준의 효율을 자랑한다.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렉서스 아래 RAV4 위 절묘한 포지셔닝



크라운 시그니아 - 출처 : 토요타


디자인은 토요타의 최신 디자인 언어인 ‘해머헤드’ 패밀리룩을 적용해 기존 SUV와 차별점을 뒀다. 날렵한 전면부와 수평으로 길게 이어진 리어램프는 도심형 프리미엄 SUV의 이미지를 한껏 강조한다.

실내는 한층 더 고급스럽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가 운전자를 맞이하며, 가죽 시트와 우드 및 메탈 트림을 적절히 조합해 기존 토요타 모델보다 확실히 한 단계 위의 마감 품질을 보여준다. JBL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파노라마 선루프, 1열 열선·통풍 시트 등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편의 사양도 대거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인 시장 포지션은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보다는 위,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 RX보다는 한 단계 아래를 공략한다.

국내 시장 파급력은



가장 중요한 가격은 북미 시장 기준으로 약 5,900만 원대에서 시작한다. 국내 출시될 경우 관세와 세금, 옵션 구성 등을 고려하면 6,000만 원 초반에서 7,000만 원대 사이에서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국산 중형 SUV 하이브리드 풀옵션 모델과 일부 겹치면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보다는 합리적인 가격대다.

업계 전문가는 “크라운 시그니아가 국내에 도입되면 싼타페·쏘렌토 하이브리드 구매를 고려하던 소비자와 제네시스 GV80 하위 트림, 다른 수입 중형 SUV 사이에서 고민하던 소비자들을 동시에 흡수할 수 있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며 “렉서스까지는 부담스럽지만 국산차 이상의 완성도를 원하는 소비자층에게 강력하게 어필하며 중대형 하이브리드 SUV 시장의 새로운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라운 시그니아 - 출처 : 토요타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