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세단 시장 1위 굳건히 지킨 그랜저, 판매량으로 증명된 압도적 존재감
전체 판매량의 절반은 하이브리드… 고유가 시대 ‘성공한 아빠’들의 현명한 선택

그랜저 실내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그랜저가 11월 국산 세단 시장의 왕좌를 굳건히 지켰다. 네이버 마이카 등록 대수 기준 6,040대를 기록하며 경쟁 모델들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꾸준한 소비자 선택이 쌓인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중형 세단과 프리미엄 브랜드 사이에서 고민하던 소비자들이 결국 그랜저로 향하는 흐름이 시장의 공식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세대를 관통하는 성공의 상징



그랜저의 롱런 비결은 독보적인 브랜드 이미지에 있다. 과거 ‘성공하면 타는 차’라는 인식은 세대를 거치며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젊은 시절 그랜저를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봤던 현재의 40~50대에게 그랜저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노력의 결실과도 같은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상징성은 30대부터 6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의 지지를 받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들에게 그랜저는 가장 익숙하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플래그십 세단이다.

그랜저 / 현대자동차


체급이 빚어낸 압도적 공간감



2025년형 그랜저는 준대형 세단다운 여유로운 차체를 자랑한다. 전장 5,035mm, 휠베이스 2,895mm에 달하는 크기는 넉넉한 실내 공간으로 이어진다. 특히 안락한 뒷좌석은 가족을 위한 패밀리카는 물론, 때로는 비즈니스 의전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엔진 라인업 역시 2.5 가솔린부터 3.5 가솔린, LPG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혔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가격이 부담스럽고, 쏘나타나 K5 등 중형 세단은 아쉽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그랜저는 완벽한 대안을 제시한다.

가격은 묶고 상품성은 높였다



그랜저 / 현대자동차


최근 출시된 2025년형 연식 변경 모델은 그랜저의 인기에 기름을 부었다. 현대차는 지능형 안전사양인 ‘차로 유지 보조(LFA) 2’를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탑재하고,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 시스템, 트렁크 리드 조명, 뒷좌석 벨트 조명 등 선호도 높은 편의 사양을 확대 적용했다. 이처럼 상품성을 대폭 강화했음에도 가격 인상 폭은 25만 원 수준으로 최소화했다. 사실상 가격 인하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체급과 가성비를 모두 지켜낸 영리한 전략이다.

대세는 하이브리드 판매량 절반 육박



고유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는 그랜저의 독주 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실제 그랜저 전체 판매량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8%에 달한다. 뛰어난 정숙성과 높은 연비 효율은 준대형 세단의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유지비 부담을 덜어주는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전기차 충전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대거 하이브리드로 눈을 돌리면서,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그랜저 하이브리드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며 그랜저는 11월에도 국산 세단의 정점에 우뚝 섰다.

그랜저 / 현대자동차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