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만대 이상 판매 ‘수입차 1만대 클럽’ 6곳 돌파, 연말엔 8곳까지?
BMW·벤츠·테슬라 3강 체제 속 중위권 쟁탈전...친환경차 확대가 만든 지각변동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수입차가 이제는 ‘옆집 아줌마’도 타는 대중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으면서, 연간 판매량 1만 대를 넘는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의 성공 지표로 통하는 ‘1만대 클럽’은 올해 들어 이미 6곳으로 늘었다. 지난해 5개 브랜드였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연말 판매 실적에 따라 최대 8곳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의 다극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한 브랜드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테슬라, 렉서스, 볼보, 아우디 등 총 6개다. 이는 특정 브랜드에 쏠렸던 수입차 시장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변화다.
흔들림 없는 수입차 3강 체제
판매량 순위에서는 전통의 강자들이 굳건한 위치를 지켰다. BMW는 11월까지 누적 7만 541대를 판매하며 선두를 질주했고, 메르세데스-벤츠가 6만 260대로 그 뒤를 이었다. 전기차 시장의 강자 테슬라는 5만 5594대를 기록하며 이들과 함께 확고한 ‘3강 체제’를 구축했다.
BMW와 벤츠는 내연기관부터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라인업으로 다양한 소비자층을 공략했다. 반면 테슬라는 전기차 단일 파워트레인만으로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동화 시대의 새로운 강자임을 입증했다.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진 것이 이들 브랜드의 동반 성장으로 이어진 셈이다.
치열해진 중상위권 경쟁 구도
상위권만큼이나 중상위권의 경쟁도 뜨거웠다. 렉서스는 1만 3894대, 볼보는 1만 3388대를 판매하며 나란히 1만대 클럽에 안착, 안정적인 인기를 과시했다. 특히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볼보는 꾸준한 팬층을 기반으로 입지를 다졌다.
여기에 아우디가 11월 누적 1만 252대를 기록하며 극적으로 1만대 클럽에 복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3%나 증가한 수치로, 공격적인 신차 투입과 프로모션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월별 판매량의 변동성이 커 내년에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친환경차가 바꾼 시장 판도
연말까지 1만대 클럽에 추가로 이름을 올릴 유력 후보로는 포르쉐와 토요타가 꼽힌다. 포르쉐는 11월까지 9739대를 팔아 무난한 달성이 예상되며, 토요타는 8614대로 막판 스퍼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수입차 시장의 성장을 이끈 핵심 동력은 단연 친환경차다. 11월까지 누적 등록된 수입차 중 하이브리드(51.3%)와 전기차(36.6%) 비중은 약 90%에 달한다. 시장이 사실상 친환경차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과거 소수 프리미엄 브랜드에 판매가 집중되던 구조에서 벗어나 파워트레인과 브랜드 선택지가 크게 늘었다”며 “연말 재고 소진과 판촉 활동이 맞물리면서 1만대 클럽을 향한 브랜드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