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2026 도쿄 모터쇼서 고성능 ‘시빅 e:HEV RS’ 프로토타입 공개 예고
3천만 원대 가격으로 국내 준중형 세단 시장 정조준…‘아반떼 나와’
일본 자동차 제조사 혼다가 2026년 1월 열리는 도쿄 모터쇼에서 스포츠 감성을 극대화한 신차 전략을 예고하며 국내외 자동차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 아반떼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3천만 원대 고성능 하이브리드 세단의 등장이 점쳐지면서 국내 준중형차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혼다는 최근 공개한 모터쇼 부스 티저 이미지를 통해 구체적인 차량의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전동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내연기관 시절부터 이어온 혼다 고유의 주행 감성과 퍼포먼스를 놓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아반떼 위협할 강력한 경쟁자 등장
이번 도쿄 모터쇼에서 가장 주목받는 모델은 단연 ‘시빅 e:HEV RS’ 프로토타입이다. 업계에서는 이 모델이 2024년 8월 일본에서 먼저 공개된 시빅 RS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 하이브리드 버전일 것으로 유력하게 보고 있다.
기존 시빅 RS는 1.5리터 4기통 터보 엔진에 6단 수동 변속기를 조합한 스포티한 해치백 모델이다. 여기에 혼다의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e:HEV’가 결합될 경우, 강력한 성능과 뛰어난 연비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새로운 개념의 고성능 모델이 탄생하게 된다. 구체적인 사양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지만, 시스템 총 출력이 200마력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현재 국내 준중형 하이브리드 시장의 강자인 아반떼 하이브리드(시스템 총 출력 141마력)를 성능 면에서 압도하는 수치다. 가격대 역시 3천만 원대로 책정될 가능성이 커, 고성능과 효율을 모두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전동화 시대에도 운전의 재미는 그대로
혼다는 단순히 출력만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할 기술도 함께 선보인다. 시빅 e:HEV RS에는 최근 공개된 신형 프렐류드에 처음 적용됐던 ‘S+ 시프트’ 시스템이 탑재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스티어링 휠에 장착된 패들 시프터를 통해 마치 내연기관 차량의 변속기와 같은 감각을 인위적으로 구현하는 기능이다. 전기모터로 구동하는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의 단조로운 주행감에서 벗어나, 운전자가 직접 차를 제어하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하기 위한 혼다의 해법인 셈이다.
이 외에도 기존 RS 모델과 차별화되는 공격적인 외관 디자인, 공기역학 성능을 개선한 에어로 파츠, 그리고 더욱 단단하게 조율된 섀시 튜닝 등이 더해져 전동화 모델에서도 짜릿한 스포츠 주행 감성을 유지하려는 혼다의 고집을 명확히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고성능 라인업 대거 출격 예고
혼다는 시빅 e:HEV RS 외에도 다양한 고성능 콘셉트카를 도쿄 모터쇼 무대에 올린다. 부활을 예고한 스포츠 쿠페 ‘프렐류드’의 HRC 콘셉트카와 일본 슈퍼 GT 레이스에 출전하는 ‘프렐류드-GT’ 레이스카가 모습을 드러낸다.
여기에 ‘서민의 포르쉐’로 불리는 시빅 타입 R의 HRC 콘셉트카 역시 세계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처럼 고성능 라인업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혼다가 모터스포츠를 통해 쌓아온 기술력과 고성능 브랜드 이미지를 미래 차 시대에도 핵심 자산으로 가져가겠다는 전략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혼다가 도쿄 모터쇼를 통해 전동화와 스포츠 DNA가 성공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려 한다”며 “특히 시빅 e:HEV RS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고성능 하이브리드라는 독보적인 포지션으로 국내 준중형차 시장의 판도를 흔들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