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와 한솥밥 먹는 프리미엄 전기차의 정체, 2026년 국내 상륙 공식화
싼타페급 공간에 2열 릴렉션 시트까지... 국산차 긴장시키는 막강한 상품성
중국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2026년 국내 시장에 공식 상륙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자동차 업계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첫 출시 모델로 중형 전기 SUV ‘지커 7X’가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를 타던 ‘아빠’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그동안 테슬라와 독일 3사를 제외하면 수입 프리미엄 전기차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던 국내 시장에 지커의 등장은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단순한 ‘중국산 전기차’가 아닌, 프리미엄 포지션을 명확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편견과는 다른 시선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볼보의 형제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
지커는 중국 지리자동차 그룹 산하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다. 지리자동차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스웨덴의 볼보를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 역시 같은 그룹 소속이다. 국내에서는 르노코리아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지커는 2021년 출범 초기부터 유러피언 감성을 강조한 고급 전기차를 지향해왔다. 그룹 차원의 기술력과 플랫폼 공유 전략을 통해 단기간에 브랜드의 위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볼보를 통해 안전성과 기술력이 검증된 SEA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신뢰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2026년 상륙 확정 딜러 계약까지 완료
지커의 국내 출시는 단순한 ‘설’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전시장 오픈을 시작으로 2분기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에 힘을 싣는 것은 이미 국내 딜러사 계약이 완료되었다는 소식이다.
KCC모빌리티, 아이온 EV 등 총 네 곳의 딜러사가 계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시장 운영과 시승, 판매는 물론 사후 서비스(AS) 체계까지 구축 준비에 들어갔다는 의미다. 환경부 인증 절차만 마무리되면 사실상 국내 출시를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나는 셈이다.
싼타페 쏘렌토 아빠들 저격한 7X의 상품성
지커가 국내 첫 모델로 7X를 낙점한 이유는 명확하다.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 등 기존 국산 전기차들이 만족시키지 못했던 중형급 전기 SUV 시장의 빈틈을 정확히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지커 7X는 싼타페, 쏘렌토급의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특히 2열에 레그레스트가 포함된 릴렉션 시트를 제공해 패밀리카로서의 가치를 극대화했다. 여기에 에어 서스펜션까지 적용해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구현, 국산 경쟁 모델들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디자인 총괄 역시 벤틀리와 아우디 출신의 디자이너가 맡아 제네시스와 비교해도 어색하지 않은 세련된 유러피언 감성을 완성했다.
가격 경쟁력보다는 상품성 승부
가장 중요한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BYD와 같은 초저가 전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고 풍부한 편의 사양을 탑재한 만큼,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대가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력보다는 뛰어난 상품성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BYD에 이어 지커까지 본격적인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2026년 국내 전기차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경쟁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중국차’라는 편견을 깨고 지커가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