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모터쇼서 세계 최초 공개, 소형 전기차 시장 판도 흔든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번에… ‘피크닉 박스’ 콘셉트로 공간 활용 극대화
기아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흐름을 뒤바꿀 야심작을 공개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현지 시각 9일 벨기에 브뤼셀 엑스포에서 열린 ‘브뤼셀 모터쇼 2026’을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된 ‘더 기아 EV2’가 그 주인공이다.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컴팩트한 차체에 장거리 주행 능력을 더해 전기차 대중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작지만 대담한 디자인 철학
EV2는 기아의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충실히 따랐다. 전장 4060mm, 전폭 1800mm, 전고 1575mm의 제원은 도심 주행에 적합한 날렵함을 보여준다. 전면부는 매끈한 후드 라인과 볼륨감 있는 범퍼가 조화를 이루며, 세로형 헤드램프와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이 적용돼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심어준다. 측면부는 기하학적인 휠 아치와 입체적인 숄더 라인으로 SUV 특유의 단단함을 강조했다. 공기 역학 성능을 고려한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은 기능성과 심미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이다.
서울 부산 한 번에 가는 주행거리
이번 신차의 가장 큰 무기는 주행거리다. 롱레인지 모델 기준 61.0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유럽(WLTP) 기준 최대 약 448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는 단순 수치상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추가 충전 없이 주파 가능한 수준이다. 도심형 전기차라는 태생적 한계를 기술력으로 극복한 셈이다. 충전 효율도 놓치지 않았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30분이 소요된다. 주행 성능 면에서도 고출력 C-MDPS를 적용해 민첩한 조향 감각을 확보했고, 후륜에 커플드 토션 빔 액슬과 하이드로 부싱을 탑재해 소형차의 단점인 승차감 문제를 개선했다.
공간 활용의 마법 피크닉 박스
실내는 ‘피크닉 박스’ 콘셉트를 적용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와 수평형 레이아웃은 시각적인 개방감을 준다. 특히 2열 시트는 슬라이딩 기능을 통해 레그룸을 최대 958mm까지 확보할 수 있어 성인 남성이 탑승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362리터에서 2열 폴딩 시 최대 1201리터까지 늘어난다. 동급 최초로 프렁크(전면 트렁크)까지 갖춰 수납 편의성을 높였다. 실내외 전력 사용이 가능한 V2L 기능은 캠핑이나 차박을 즐기는 운전자들에게 큰 매력 포인트다.
전기차 캐즘 돌파할 구원투수 될까
최근 전기차 시장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을 겪으며 가격 경쟁력을 갖춘 보급형 모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아가 EV3에 이어 EV2까지 연이어 선보이며 전기차 라인업을 촘촘하게 구축하는 전략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가 전기차에 대한 부담으로 구매를 망설이던 소비층을 흡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기아는 이번 EV2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과 상품성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경쟁 모델인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 등과 함께 소형 전기차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