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누적 판매량서 절대강자 아이오닉5 큰 격차로 따돌려
실구매가 3천만원대 가성비 앞세워 MZ세대 지갑 열었다
첨단 회생제동 기술과 넉넉한 공간으로 전기차 대중화 이끌어
국내 전기차 시장의 판도가 뒤집혔습니다. 오랫동안 ‘전기차의 교과서’로 불리며 판매량 1위를 수성하던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가 왕좌에서 내려왔습니다. 그 자리를 차지한 주인공은 바로 기아의 소형 전기 SUV, ‘EV3’입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전기차 수요 둔화, 이른바 ‘캐즘(Chasm)’ 현상 속에서도 EV3의 약진은 돋보입니다. 1월부터 11월까지의 누적 판매량 집계 결과, EV3는 2만 1075대를 기록하며 1만 4109대에 그친 아이오닉 5를 큰 격차로 따돌렸습니다. 이는 단순한 순위 바뀜이 아닙니다. 고가의 프리미엄 모델이 주도하던 전기차 시장의 흐름이 합리적인 가격과 실용성을 갖춘 대중적인 모델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가격 파괴가 불러온 시장의 지각변동
EV3가 단기간에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역시 가격 경쟁력입니다.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던 가장 큰 장벽인 가격을 과감하게 낮췄기 때문입니다. EV3의 시작 가격은 세제 혜택 적용 시 4415만 원이지만,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더하면 실구매가는 3000만 원대 후반까지 내려갑니다.
이러한 가격 정책은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2030 세대의 취향을 정확히 저격했습니다. 실제 EV3 구매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약 40%가 MZ세대로 나타났습니다. 생애 첫 차로 전기차를 고려하는 젊은 층에게 EV3는 매력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 번에 가는 주행거리
소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상급 모델에 버금가는 주행 성능을 갖춘 점도 인기 비결입니다. EV3 롱레인지 모델에는 81.4kWh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되어 1회 충전 시 산업부 인증 기준 501km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충전 없이 한 번에 주파 가능한 거리로, 전기차 차주들이 가장 우려하는 충전 스트레스를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차체 크기 대비 넉넉한 실내 공간도 강점입니다. 전장은 4300mm지만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휠베이스를 2680mm까지 늘려 거주성을 확보했습니다. 460L의 트렁크 공간과 25L 프론트 트렁크는 차박이나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들에게도 부족함 없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여기에 기아의 최신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가 반영된 세련된 외관은 도로 위에서의 존재감을 더합니다.
초보도 베테랑처럼 만드는 운전 기술
운전 편의성 측면에서도 진일보했습니다. 현대차그룹 최초로 적용된 ‘i-Pedal 3.0’은 가속 페달 조작만으로 가속과 감속은 물론 정차와 후진까지 가능하게 합니다. 이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서 운전자의 피로도를 현저히 낮춰줍니다.
또한 내비게이션 정보와 각종 센서를 연동한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은 과속 단속 카메라나 커브 길, 방지턱 등 도로 상황에 맞춰 차량이 스스로 감속 수준을 조절합니다. 이러한 기술 덕분에 EV3는 공인 복합 전비 5.4km/kWh를 달성했으며, 실제 오너들 사이에서는 이보다 더 높은 전비를 기록한다는 후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안전성까지 검증된 글로벌 스탠다드
EV3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유럽의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에서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획득하며 소형차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9개의 에어백 시스템과 초고장력 강판을 확용한 차체 보강 구조가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뉴욕국제오토쇼 등 해외 주요 무대에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유럽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는 EV3의 상품성이 세계적인 수준임을 증명합니다. 전기차 캐즘을 뚫고 대중화의 선봉장에 선 EV3가 앞으로 어떤 기록을 써 내려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