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차주 평가 9.7점 기록하며 대형 세단 시장 판도 변화 예고
고속도로 실연비 리터당 16km 상회하는 반전 효율성 주목

BMW 7시리즈 실내 / 사진=BMW
플래그십 세단 시장의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오랜 시간 ‘회장님 차’의 대명사로 불리며 시장을 장악했던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아성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그 중심에는 BMW의 플래그십 세단, 뉴 7시리즈가 있다. 단순히 브랜드의 자존심을 건 경쟁을 넘어, 실제 소유주들의 평가에서 압도적인 점수를 기록하며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고 있다.

2026년 1월 현재, 자동차 커뮤니티와 오너 평가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7시리즈는 평균 9.7점이라는 이례적인 만족도를 기록 중이다. 주행 성능부터 디자인, 감성 품질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에서 호평이 쏟아진다. 특히 거대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효율과 역동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통적인 ‘쇼퍼 드리븐(기사가 운전하는 차)’의 안락함에 ‘오너 드리븐(오너가 직접 운전하는 차)’의 운전 재미까지 더한 것이 주효했다.

육중한 덩치에 반전 연비

BMW 7시리즈 / 사진=BMW


7시리즈의 가장 놀라운 점은 효율성이다. 전장 5390mm, 공차중량 2톤이 훌쩍 넘는 거구지만 실제 연비는 경차를 위협할 수준이다. 특히 디젤 모델인 740d xDrive는 오너들 사이에서 ‘기름 냄새만 맡아도 가는 차’로 불린다. 공인 복합연비는 12.5km/L이지만, 고속도로 정속 주행 시 리터당 16~17km를 가뿐히 넘긴다는 인증 글이 줄을 잇는다. 연료 탱크 용량이 약 74리터인 점을 감안하면, 한 번 주유로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 1200km 주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러한 효율의 비결은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있다. 직렬 6기통 엔진에 전기 모터가 힘을 보태며 출발이나 가속 시 부드러운 주행을 돕고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줄인다.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도 획기적으로 억제해, 실내에서는 가솔린 모델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의 정숙성을 유지한다. 최고출력 381마력(740i 기준)의 힘은 운전자가 원할 때 언제든 폭발적인 가속력을 제공한다.

뒷좌석을 영화관으로 바꾸다

BMW 7시리즈 실내 / 사진=BMW


실내 공간은 경쟁 모델인 S클래스나 제네시스 G90과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뒷좌석 문을 열고 탑승하면 천장에 접혀 있던 31.3인치 ‘BMW 시어터 스크린’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32:9 비율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는 최대 8K 해상도를 지원하며, 5G 통신을 기반으로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다양한 OTT 콘텐츠를 스트리밍할 수 있다.

스크린이 내려오면 뒷좌석 블라인드가 자동으로 펼쳐지며 실내는 순식간에 어두운 영화관으로 변한다. 바워스 앤 윌킨스 다이아몬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뿜어내는 입체 음향은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이동 수단을 넘어 휴식과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프라이빗 라운지’로서의 가치를 증명하는 기능이다. 도어 핸들에 장착된 터치스크린 컨트롤러로 시트 포지션부터 조명, 미디어까지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점도 미래지향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하차감 완성하는 압도적 디자인

BMW 7시리즈 / 사진=BMW


도로 위에서의 존재감 또한 확실하다. 전면부의 분리형 헤드램프는 크리스털 전문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와 협업해 제작된 ‘아이코닉 글로우’를 품었다. 주간 주행등에 적용된 크리스털은 빛을 산란시켜 보석처럼 영롱하게 빛난다. 밤이 되면 거대한 키드니 그릴의 윤곽을 따라 조명이 들어오며 7시리즈만의 독보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승하차 시의 편의성도 놓치지 않았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오토매틱 도어’ 기능이 적용됐다. 차량 측면 센서가 장애물을 감지해 문이 열리는 각도를 스스로 조절하기 때문에 좁은 주차 공간에서도 안전하다. 이는 1억 5천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차량임에도 소비자들이 “돈이 아깝지 않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형 세단 시장이 브랜드 밸류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실질적인 사용자 경험과 하이테크 기술력이 승패를 가르고 있다”며 “7시리즈의 약진은 보수적인 플래그십 시장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BMW 7시리즈 / 사진=BMW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