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렉서스 LFA 이후 17년 만에 슈퍼카 프로젝트 가동
2027년 출시 목표로 V8 하이브리드 엔진 탑재해 900마력 조준

토요타 GR GT / 사진=토요타


토요타가 글로벌 고성능차 시장에 다시 한번 거대한 도전장을 던졌다. 렉서스 LFA 단종 이후 약 17년 만에 선보이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윤곽을 드러냈다. 토요타는 최근 ‘GR GT’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개발 계획을 공개하며 2027년 글로벌 출시를 공식화했다. 이번 모델은 단순한 신차 출시를 넘어, 토요타 가주 레이싱(TGR)의 모터스포츠 노하우를 집약한 상징적인 존재가 될 전망이다.

900마력을 향한 하이브리드의 진화

이번 GR GT 프로젝트의 핵심은 내연기관과 전동화 기술의 극한 조화에 있다. 파워트레인은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을 중심으로 고성능 전기 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다. 업계에 따르면 공식 출력은 641마력 이상으로 발표됐으나, 개발진의 최종 목표치는 무려 900마력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토요타 GR GT 실내 / 사진=토요타


구체적으로 엔진에서만 약 720마력을 뿜어내며, 여기에 약 180마력의 전기 모터가 힘을 보태는 구조다. 특히 최대 토크는 850Nm 이상을 상회할 것으로 보여 압도적인 가속력을 예고했다. 엔진 구조 역시 일반적인 형태가 아니다. 터보차저를 엔진 뱅크 사이에 배치하는 ‘핫-V’ 구조를 적용해 엔진의 높이를 낮추고 전체적인 무게중심을 하단으로 끌어내렸다. 전기 모터는 8단 자동변속기 앞단에 통합되어 저회전 구간의 토크 공백을 메우고 즉각적인 응답성을 제공하는 데 주력한다.

극한의 경량화와 공기역학 설계

강력한 출력을 뒷받침할 차체 기술도 주목된다. GR GT는 올 알루미늄 프레임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여기에 보닛, 루프, 도어, 트렁크 리드 등 주요 외판에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 패널을 대거 적용했다. 이를 통해 공차중량을 1,750kg 이하로 억제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탑재로 인한 무게 증가를 첨단 소재로 상쇄한 셈이다.

토요타 GR GT / 사진=토요타


서스펜션은 전후륜 모두 더블 위시본 방식을 채택해 트랙 주행에 최적화된 거동을 구현한다. 제동 시스템은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900마력에 달하는 출력을 안정적으로 제어한다. 차체 크기는 전장 4,820mm, 전폭 2,000mm, 전고 1,195mm로 전형적인 로우 앤 와이드(Low & Wide) 스타일을 갖췄으며, 휠베이스는 2,725mm로 설정돼 민첩한 코너링 성능을 확보했다.

현대차 N과는 다른 ‘슈퍼카’의 영역

GR GT는 프론트 미드십 엔진 레이아웃을 통해 전후 무게 배분을 45:55로 설정했다. 이는 가속 시 후륜 접지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설계다. 토요타는 이번 GR GT를 통해 렉서스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거친 야성미’를 강조할 계획이다.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게 될 렉서스 파생 모델이 세련된 그랜드 투어러(GT) 성향이라면, GR GT는 날것 그대로의 주행 감각을 선사하는 머신으로 포지셔닝된다.

토요타 GR GT / 사진=토요타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도 이번 토요타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이 아이오닉 5 N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지만, GR GT와 같은 ‘전용 섀시 기반의 슈퍼카’ 영역에는 아직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역시 ‘N 비전 74’ 등을 통해 고성능 수소 하이브리드 기술을 선보인 바 있으나, 실제 양산형 슈퍼카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아직 미지수다. 토요타의 이번 900마력 괴물 등장은 한국 자동차 산업에 또 다른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 GR GT 실내 / 사진=토요타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