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용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 첫 적용, 한번 충전에 800km 주행
BMW 특유의 운전 재미는 그대로, 패밀리 SUV 실용성까지 잡았다
BMW의 차세대 전기 SUV ‘iX3’가 출시 전부터 이례적인 기록을 세우고 있다. 고객 인도가 시작되기도 전에 계약 대수 3,000대를 돌파하며 사실상 초도 물량이 완판된 것이다. 특히 신차에 대한 평가가 보수적인 독일 시장에서 단기간에 계약이 집중됐다는 점은 업계에서도 놀라운 반응으로 평가된다.
이는 단순한 신차 효과로 보기 어렵다. 기존 전기차와는 차원이 다른 상품성을 갖췄다는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BMW iX3의 등장은 전기 SUV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모든 것을 새로 설계한 차세대 플랫폼
iX3가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BMW의 차세대 전기차 전략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 플랫폼이 적용된 첫 양산 모델이기 때문이다. 기존 전기차들이 대부분 내연기관 플랫폼을 활용해 제작된 것과 달리, iX3는 기획 단계부터 오직 전기차만을 위해 설계됐다.
배터리 배치부터 차체 구조, 구동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전면 재설계하며 효율과 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BMW에게 iX3는 단순한 시험용 모델이 아닌, 브랜드의 미래 10년을 책임질 새로운 기준점이다. 이를 통해 BMW는 전기차 시장에서도 브랜드의 확고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주행거리 불안을 잠재운 압도적 성능
iX3가 소비자들에게 던진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바로 ‘주행거리’다. 유럽(WLTP) 기준 최대 800km를 넘나드는 주행 가능 거리는 전기차의 고질적인 단점으로 꼽혔던 충전 불안감을 상당 부분 해소한다. 이 정도 수준이면 장거리 이동 시에도 중간 충전에 대한 부담을 거의 느끼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800V 고전압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초급속 충전 기술이 더해져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단 몇 분의 충전만으로 수백 km를 주행할 수 있어, 더 이상 충전 계획이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된다. iX3는 전기차가 운전자의 생활 패턴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수치로 명확히 증명했다.
전기차에서도 살아있는 운전의 즐거움
만약 iX3가 효율성만 내세운 전기 SUV였다면 지금과 같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 어려웠을 것이다. iX3가 주목받는 또 다른 핵심은 BMW 특유의 역동적인 주행 감각을 그대로 계승했다는 점이다. 듀얼 모터를 기반으로 한 사륜구동 시스템은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강력한 힘을 뿜어내며 짜릿한 가속감을 제공한다.
정숙하면서도 빠르고,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운 핸들링 감각이 공존한다. 이는 ‘운전의 즐거움(Sheer Driving Pleasure)’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BMW의 브랜드 철학이 전기차에도 고스란히 녹아든 결과다. 단순한 친환경 이동 수단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지켜낸 프리미엄 전기 SUV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가족을 위한 공간과 지속가능성까지
iX3는 중형 SUV급 차체를 기반으로 넉넉한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덕분에 바닥이 평평해 2열 레그룸이 여유롭고, 트렁크 적재 능력 또한 뛰어나다. 일상적인 출퇴근부터 주말 가족 여행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이 돋보인다.
또한, BMW는 헝가리 데브레첸에 위치한 생산 공장에서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재활용 소재 비중을 높여 탄소 배출을 최소화했다. iX3의 조기 완판은 단순히 한 모델의 성공을 넘어, 전기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BMW가 던진 이 한 수가 향후 전기차 시장의 지형도를 어떻게 바꿀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