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 시장, 폭스바겐 그룹이 테슬라 제치고 1위 등극
현대차그룹은 3위 유지, 주력 모델 판매 둔화 속 소형 모델로 선방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판도가 뒤바뀌었다. 오랜 기간 왕좌를 지켜온 테슬라가 2위로 밀려나고, 그 자리를 독일의 폭스바겐 그룹이 차지했다. 이는 전통적인 자동차 강자가 전기차 시대의 주도권을 되찾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폭스바겐의 무서운 질주 1위 탈환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 비(非)중국 글로벌 시장에서 등록된 전기차는 총 685만 3천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4% 성장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인 곳은 폭스바겐 그룹이다.
폭스바겐은 이 기간 동안 총 113만 3천 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60.3%라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 테슬라를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MEB 플랫폼 기반의 ID.4, ID.7, 스코다 ENYAQ 등 주력 모델의 꾸준한 판매와 더불어, PPE 플랫폼을 적용한 아우디 A6 e-트론,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등 고급 전기차 라인업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이 있었다. 대중 브랜드부터 고급 브랜드까지 아우르는 폭스바겐의 플랫폼 전략이 빛을 발한 셈이다.
왕좌에서 내려온 테슬라 2년 연속 하락세
반면, 2위로 내려앉은 테슬라는 92만 7천 대를 판매하는 데 그쳐 전년 대비 8.3% 감소한 실적을 보였다. 2년 연속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시장 성장세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주력 모델인 모델Y와 모델3의 판매량이 각각 4.8%, 7.5% 줄어들며 수요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고가 라인업인 모델S와 모델X 역시 각각 55.2%, 36.1% 급감하며 경쟁 심화와 가격 경쟁력 약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야심 차게 출시한 사이버트럭이 2만 3천 대 인도되었지만, 전체적인 실적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굳건한 3위 현대차그룹의 선방
현대자동차그룹은 전년 대비 12.5% 증가한 56만 6천 대를 판매하며 3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아이오닉5와 EV3가 실적을 견인했으며, 캐스퍼 EV, EV5 등 소형 및 전략형 모델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다만 EV6, EV9, 코나 일렉트릭 등 일부 주력 모델의 판매는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약 15만 7천 대를 판매해 테슬라와 GM에 이어 3위를 기록, 포드와 도요타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앞지르며 저력을 과시했다.
불확실성 속 전기차 시장 전망
유럽 전기차 시장은 비중국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32.8%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최근 각국의 정책 변화로 인해 성장세는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연기관차 퇴출 시점 조정 등 정책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폭스바겐, 벤츠 등 주요 제조사들도 전동화 전략의 속도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SNE리서치는 “정책 후퇴가 전기차 시장의 중장기 성장성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면서도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완전 자율주행 기술 발전이 대중적인 전기차로 확산될 경우, 정책과 무관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