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8% 돌파한 중국... 기아의 반격 카드 ‘EV2’
2026년 상반기 출시 목표, 가격·주행 성능·공간 활용성 모두 잡았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유럽 시장에서 무서운 기세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12.8%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현지 자동차 업계를 긴장시키는 가운데, 기아가 합리적인 가격의 소형 전기 SUV ‘EV2’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맞대응에 나섰다. 최근 브뤼셀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EV2는 기아의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을 이끌 핵심 모델로 평가받는다.
유럽 시장 겨냥한 3천만원대 파격가
기아는 EV2의 최대 무기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다. 특히 BYD를 필두로 한 중국 브랜드들이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EV2를 ‘가성비 전기 SUV’로 포지셔닝해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EV2의 유럽 시장 목표 가격은 약 2만 5,000유로(한화 약 3,600만 원)로 책정됐다. 이는 BYD 돌핀의 프로모션 가격보다는 다소 높지만, 푸조 e-2008이나 미니 일렉트릭 등 기존 유럽 브랜드의 동급 전기차와 비교하면 20~30%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기아는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EV2를 연간 8만 대 생산하며, 유럽의 초보 운전자와 세컨드카 수요층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48km 주행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성능을 타협하지는 않았다. EV2 롱레인지 모델은 61.0kWh 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WLTP 기준 최대 448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는 도심 주행은 물론 중장거리 이동까지 충분히 가능한 수준으로, 유럽 소비자들의 다양한 주행 환경을 만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약 30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충전 케이블만 연결하면 인증과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플러그 앤 차지(PnC)’ 기능도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스탠다드 모델은 42.2kWh 배터리로 317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B세그먼트를 넘어서는 공간 활용성
EV2는 전장 4,060mm의 컴팩트한 차체를 가졌지만, 내부 공간 활용성은 동급 최고 수준으로 설계됐다. B세그먼트 소형 전기 SUV임에도 불구하고 공간 효율을 극대화해 실용성을 끌어올린 것이다.
2열 시트에는 슬라이딩 기능이 적용돼 기본 885mm에서 최대 958mm까지 레그룸을 확장할 수 있다. 헤드룸 역시 973mm로 넉넉하게 확보했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362리터이며,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201리터까지 늘어난다. 여기에 15리터 용량의 프렁크(프론트 트렁크)까지 더해 수납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기아의 중국차 공세 대응 전략
기아의 EV2 출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의 유럽 공세에 대한 강력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EV2는 컴팩트한 차급을 넘어서는 공간과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모델”이라며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아는 유럽 현지 생산과 설계를 바탕으로 가격, 성능, 공간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포부다. EV2는 2026년 상반기 유럽 시장에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