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플래그십 SUV 모델 X가 단종을 공식화하며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충전 인프라 장벽까지 허문 루시드 그래비티가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프리미엄 전기차의 상징과도 같았던 테슬라의 플래그십 모델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지난 1월 29일(현지시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모델 S와 모델 X의 생산을 2026년 2분기 내 완전히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라인업 정리를 넘어선 중대한 발표다.
머스크는 두 모델이 생산되던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을 연간 100만 대 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제조 기지로 전환할 계획을 공개했다. 사실상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AI 로봇 기업으로의 완전한 전환을 선언하며, 스스로 럭셔리 세단과 SUV 시장의 왕좌에서 내려온 것이다.
테슬라의 빈자리 루시드의 기회
테슬라가 만들어낸 거대한 공백을 비집고 들어와 미소 짓는 브랜드는 바로 루시드다. 테슬라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루시드는 최근 2026년형 루시드 에어를 통해 미국 환경보호청(EPA) 인증 기준 146MPGe라는 역대 최고 전비 효율을 기록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특히 단종되는 모델 X의 직접적인 경쟁 모델로 꼽히는 SUV ‘루시드 그래비티’는 1회 충전만으로 약 708km라는 압도적인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이는 기존 테슬라 오너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한 성능이다.
충전 장벽마저 무너졌다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주목할 부분은 충전 인프라의 통합이다. 2025년 하반기부터 루시드 차량도 테슬라의 전용 충전소인 ‘슈퍼차저’를 아무런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테슬라를 선택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충전 편의성 문제가 해결되는 셈이다.
여기에 루시드는 한 단계 더 나아갔다. 루시드 그래비티는 900V 초고압 충전 시스템을 탑재해 단 15분 충전으로 320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는 테슬라의 400V 설계를 기술적으로 압도하는 수치로, 충전 속도에 대한 스트레스를 크게 줄여준다.
공간과 감성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다
실내 디자인과 거주성 측면에서도 세대교체가 뚜렷하다. 모델 X가 극단적인 미니멀리즘을 추구했다면, 루시드 그래비티는 3열 7인승의 광활한 공간과 비행기 일등석을 연상시키는 최고급 소재로 프리미엄 SUV의 가치를 극대화했다.
가족과 함께할 넉넉하고 고급스러운 프리미엄 전기 SUV를 찾던 국내 소비자들에게 모델 X의 단종은 오히려 더 뛰어난 성능과 품질을 갖춘 신차로 눈을 돌릴 완벽한 기회가 되고 있다. 테슬라가 로봇과 자율주행이라는 미래에 집중하는 동안, 루시드는 현재 가장 진보한 럭셔리 전기차를 원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정확히 파고들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