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수는 내연기관, 짝수는 전기차’… 야심 찼던 네이밍 전략 결국 철회
‘A4’ 이름 부활 가능성 언급, 잦은 변경에 오너들 피로감만 가중

A5 - 출처 : 아우디


아우디가 야심 차게 내놓았던 새로운 모델 작명법을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갔다. 내연기관은 홀수, 전기차는 짝수로 모델명을 구분하겠다던 전략이 시장의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결국 백기를 든 모양새다. 특히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았던 ‘A4’의 이름이 다시 부활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소비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혼란만 가중시킨 숫자 네이밍



아우디는 전동화 시대를 맞아 내연기관과 전기차 라인업을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모델명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이 전략에 따라 오랜 역사를 자랑하던 중형 세단 A4는 2024년형부터 A5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고 출시됐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독이 됐다.
소비자들은 수십 년간 쌓아온 A4라는 이름의 헤리티지를 버리고, 쿠페형 모델에 쓰이던 A5를 세단에 적용한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브랜드의 역사와 모델의 정체성을 한순간에 뒤흔든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AUDI E5 - 출처 : 아우디


결국 백기 든 아우디 A4 부활하나



결국 아우디는 이 전략을 철회하고 기존의 익숙한 이름으로 돌아가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게르노트 될너 아우디 CEO는 최근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A4라는 이름을 다시 쓰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직접 언급하며 사실상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다만 현재 판매 중인 A5를 다시 A4로 되돌릴 것인지, 아니면 차세대 모델부터 적용할 것인지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현재 A5는 세단과 왜건형 모델인 아반트, 고성능 버전인 S5까지 라인업을 확장한 상태라 갑작스러운 이름 변경은 또 다른 혼란을 낳을 수도 있다.

반복되는 이름 장난 신뢰도 하락 우려



A5 - 출처 : 아우디


아우디의 오락가락하는 작명 정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차량의 출력을 숫자로 표기하던 두 자릿수 넘버링 시스템은 도입 7년 만에 슬그머니 사라졌고,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였던 ‘e-트론’은 ‘Q8 e-트론’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결국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여기에 중국 시장에서는 ‘AUDI’라는 별도의 전기차 브랜드를 내놓는 등 일관성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술 개발보다 이름 바꾸기에 더 열중하는 것 같다”는 뼈있는 비판까지 나온다. 잦은 변경은 브랜드에 대한 피로감과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BMW i4,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 C-클래스 등 경쟁자들이 확고한 정체성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가운데, 아우디의 ‘이름 찾기’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지켜볼 일이다.

A5 - 출처 : 아우디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