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세대의 자동차 선택 기준이 변했다. 체면보다 실속, 과시보다 효율을 따지는 이들이 주목하는 국산차 3종.
은퇴 후 품격은 지키면서 유지비는 아끼고 싶은 아빠들의 현명한 선택지, 그랜저 하이브리드부터 투싼까지 알아본다.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성공의 상징’과도 같았던 대형 세단을 고집하던 5060 세대의 자동차 선택 기준이 바뀌고 있다.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맞이한 이들에게 이제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가’보다 ‘내가 얼마나 실용적으로 사용하는가’가 더 중요한 가치가 된 것이다.
고유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유류비 부담은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왔다. 체면보다는 통장 잔고를 지키는 현명한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품격과 효율 두 마리 토끼, 그랜저 하이브리드
그랜저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감은 여전하다. 하지만 이제는 가솔린 모델 대신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5060 세대가 압도적으로 많다. 리터당 18km에 달하는 공인 연비는 한 달 유류비를 크게 절약해주고, 저속 구간에서 전기 모터로만 움직이는 정숙성은 고급 세단의 감성을 한층 끌어올린다.
특히 소음에 민감해지는 중장년층에게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 질감은 높은 만족감을 준다. ‘회장님 차’의 품격은 그대로 누리면서 실질적인 유지비는 낮추는, 가장 이상적인 선택지로 꼽힌다.
자녀 독립 후 새로운 선택, 아반떼 LPi
자녀들이 모두 출가한 뒤, 텅 빈 뒷좌석을 보며 더 이상 큰 차가 필요 없다고 느끼는 이들도 많다. 이들에게 ‘국민 첫차’ 아반떼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천만 원대의 합리적인 가격과 저렴한 자동차세는 고정 지출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과거보다 훨씬 넓어진 실내는 부부 둘이 타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좁은 골목길이나 복잡한 마트 주차장에서의 운전 편의성은 대형차와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다. 특히 저렴한 연료비가 강점인 LPi 모델은 장거리 운행이 잦은 운전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활동적인 노년을 위한 동반자, 투싼 하이브리드
허리를 숙여 차에 타는 것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면 자연스레 SUV로 눈길이 향한다. 투싼 하이브리드는 높은 좌석 위치 덕분에 타고 내리기가 편하고, 넓은 시야를 제공해 운전의 안정감을 높여준다. 이는 시니어 운전자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리터당 16km를 넘나드는 준수한 연비는 기본이다.
넉넉한 트렁크 공간은 손주들의 카시트를 설치하거나 골프, 낚시 등 취미 생활을 위한 장비를 싣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활동적인 은퇴 생활을 꿈꾸는 5060 세대에게 투싼 하이브리드는 전천후 차량으로 인정받고 있다.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현실적 소비
최근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제는 남들 눈치 안 보고 내게 편하고 돈 안 드는 차가 최고”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비싼 수입차 유지비에 허덕이다 국산 하이브리드로 넘어오니 마음이 편하다”는 실제 경험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5060 세대의 선택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과시를 위한 소비 시대가 저물고, 자신의 생활 방식에 맞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소비가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체면이라는 낡은 옷을 벗어 던진 아빠들의 현명한 선택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